민주평화당 내 반(反)당권파는 17일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연대)'를 발족하고 제3지대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호남계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안정치연대 TF(태스크포스) 선봉에 선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누르고 1당이 될 수 있는 튼튼한 경제정책을 만들어 대안 정치세력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유 원내대표는 하반기에 서둘러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신당 창당 과정을 총 3단계로 구상하고 있는데, 가급적 9월 말에 매듭지었으면 한다"며 "정기국회가 끝난 12월과 내년 1월에 2단계 변화를 하고, 총선에 임박해 3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대안정치연대에는 유 의원 외에 중진인 박지원 의원과 김종회, 윤영일, 이용주, 장병완, 장정숙, 정인화, 천정배, 최경환 의원 등 모두 10명이 참여했다. 평화당에 적을 두고 있는 14명 의원 가운데 70% 이상이 동참했다. 대안정치연대가 출범한 것은 평화당의 진로를 놓고 당권파와 반당권파가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반당권파는 평화당의 미미한 지지율로는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보고, 제3지대를 결성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당권파는 자활을 우선시하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이들은 지난 16일 심야 의원총회를 열고 의견 조율을 시도했으나 결과는 반당권파의 이탈로 나타났다.
다만 대안정치연대는 아직 평화당 분당에는 선을 긋고 있다. 평화당 일부 의원이 탈당해 신당으로 가는 게 아니라 평화당 전체가 신당으로 흡수 통합되는 그림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탈당을 결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평화당 전체가 움직이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탈당 결정은 보류했다"며 "분당이라기보다 새로운 신당으로 가기 위한 전환이라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대안정치연대가 제3지대로서 확고한 지위를 갖출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평화당 내 당권파들과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고, 바른미래당 호남계나 무소속 의원들의 합류도 불확실하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이날 대안정치연대 출범과 관련해 " 한 원로정치인의 당 흔들기를 즉각 중단해주시길 바란다"면서 박 의원을 겨냥했다. 정 대표는 또 "입으로만 외치는 기득권 포기가 아니라 의원 불출마를 감당할 각오를 가지고 새 정치를 얘기해야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각오를 갖는다면 진정성이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가 17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제3지대 정당 창당 준비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출범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