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푹+SKB 옥수수 통합법인
공정위 조건부 승인 의견담긴듯
9월 토종OTT플랫폼 출범 예고
공정위 조건부 승인 의견담긴듯
9월 토종OTT플랫폼 출범 예고
지상파 콘텐츠 연합플랫폼인 '푹'과 SK브로드밴드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옥수수'의 통합법인 출범이 임박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푹과 옥수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15일 지상파 방송 3사와 SK텔레콤에 송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푹-옥수수(웨이브) 기업결합에 대한 경쟁 제한성 검토를 마쳤으며, 심사보고서에는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의견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에서 최종 기업결합 승인이 남에 따라, 국내 최초 지상파-통신사 연합 OTT 플랫폼인 웨이브가 오는 9월 공식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지난 4월 푹-옥수수 통합법인 설립을 위한 기업결합신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SK브로드밴드는 이사회를 열고 옥수수 사업 분리를 결정했다.
SK텔레콤은 푹에 9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으며 통합법인 지분의 30%를 확보해 1대 주주로 올라설 전망이다. 나머지 70%는 MBC와 SBS, KBS 등 지상파 3사가 각각 동등하게 분배한다.
공정위 기업결합심사는 접수 후 30일 이내 결과를 내야 하지만, 필요시 90일간 연장도 가능한 상황이다. 총 120일이 소요될 수 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공정위가 예상보다 빠른 결론을 도출했다는 평이 나온다.
공정위는 이번에 조건부 승인을 하면서 '콘텐츠 차별적 거래 금지' 시정조치를 부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지상파 방송 3사가 새로 출범할 웨이브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사 콘텐츠를 독점 공급할 수 있다고 보고 이와 같은 조치를 함께 내렸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웨이브가 아닌 경쟁 OTT에도 지상파 콘텐츠 공급을 차별 없이 제공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특히 타 OTT와 일방적인 계약해지와 변경, 수익배분 등에 있어서 동등하게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는 OTT 통합 플랫폼 출범을 위해 SK증권PE와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재무적 투자자로 부터 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출범 초기 이같은 투자규모로는 콘텐츠 독립제작 및 마케팅에 큰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을 겨냥해 제적한 '킹덤' 단일 제작비만 200억 원 이상 소요된 것에 비춰볼때, 초기에 인기 프로그램을 만족할 만 하게 지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흥행실적에 따른 투자금 회수 또한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웨이브가 출범 초기, 콘텐츠 라이센스를 구입해 유통하는 사업을 전개할 지, 아니면 독자 제작쪽에 맞출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국내에서 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 사업자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토종 플랫폼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취지"라며 "미디어콘텐츠는 국내시장에서 반도체만큼 중요한 사업인 만큼,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를 고민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은 국익에 크게 도움 되지 않는다"고 정면 비판한 바 있다.
한편, 공정위는 심사보고서 발송 뒤 통상 2주 정도의 의견 진술 기간을 거친 후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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