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개월 연속 수출 감소불구
한국 수출 규제 강화 무리수
"피해 부메랑돼 돌아온 극약처방"
일본 내서도 비판 목소리 커져
한국 수출 규제 강화 무리수
"피해 부메랑돼 돌아온 극약처방"
일본 내서도 비판 목소리 커져
일본이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수출 감소를 기록하면서도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더 강화하겠다고 하자, 자국 내에서 '피해가 고스란히 일본에도 돌아오는 극약 처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한국무역협회와 일본관세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일본 수출액은 5조8353억 엔(약 63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8% 줄었다.
일본의 수출증가율은 지난 1월 마이너스(-) 8.4%, 2월 -1.2%, 3월과 4월 각 -2.4%, 5월 -7.8% 등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감소했다.
2016년 -7.4%에서 2017년 11.8%, 2018년 4.1%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2019년 들어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무역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세계 수출액에서 일본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5.10%였으나 작년까지 8년간은 5% 아래에 머물렀다.
일본의 3대 흑자국인 한국과 무역 갈등을 빚으면서 하반기 수출 전망도 밝지 않다.
일본은 지난 4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발동했다. 또 내달 22일쯤 한국을 수출 우대국 명단인 '화이트(백색) 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해 1100여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를 더 강화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탄소섬유, 공작기계, 기능성 필름·접착제·도료와 같은 정밀화학제품이 다음 수출규제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진경제실장은 "현재 거론되는 수출규제 품목으론 군사전용이 가능한 첨단소재(화학약품)와 전자부품(차량용 이차전지) 등이 유력하고, 일부 공작기계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도 자동차, 정밀화학 등 일본이 타깃으로 삼을 만한 100대 품목을 따로 추려 대응책을 준비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전략물자 현황과 일본산 수입 비중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업계와 공동으로 일본에서 제기하는 문제점에 대한 반박 논리를 마련해 일본의 여론수렴 기간 시한인 오는 24일 전까지 공식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4일 이전 2차 양자협의를 열자고 요청했지만, 아직 뚜렷한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문제 삼아 대(對) 한국 경제보복 조치에 나서자 일본 내에서도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NHK방송이 주최한 여야 주요 간부의 참의원 선거 토론회에서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郞) 간사장은 "징용공 문제 해결에 통상 대항 조치를 취하는 것처럼 국제사회에 보이는 것은 국익에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일본 진보성향 언론인 아사히(朝日)신문은 같은 날 '보복은 해결책이 아니다'는 칼럼을 통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는) 한국 경제뿐만 아니라 일본 기업에도 피해가 되돌아오는 극약 같은 조치"라고 지적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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