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정치가로 '파란만장' 삶
식당업 경영하며 가수 활동도
식당업 경영하며 가수 활동도
故정두언 前의원은 누구
'정치 기린아에서 종편의 기린아로!'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의 삶이다. 정 전 의원은 본래 행정고시 24회 출신의 행정가였다. 행정가에서 정치가 그리고 방송인까지, 정 전 의원의 삶은 그렇게 극적인 변화를 보였다.
정 전 의원은 서울대 졸업을 앞두고 행시에 합격하면서 사회 첫 발을 내딛는다.
그는 행시에서 실습 점수가 '0'이라는 일화가 전해진다. 구청 인사 담당자와 시비가 붙자 악심을 품고 빵점 처리를 했다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사무관이 됐지만 행정 공무원의 노정은 비교적 순탄했다. 정무제2장관실에 배속돼 당시 노태우 정무제2장관을 보좌한 것을 시작으로 20여년간 정무장관실과 문화체육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 국무총리 비서실 등을 거쳤다.
1991년엔 미국 조지타운 대학으로 연수를 떠나 정책학 석사 학위도 받았다.
정계 입문은 국무총리 비서실로 옮겨 정무 비서관과 정보 비서관, 공보 비서관 등을 지내다 2000년 이회창 전 총재의 권유로 이뤄진다.
정 전 의원은 서대문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경찰의 조사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그를 아는 많은 이들이 이번 그의 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 이 우울증을 꼽고 있다.
정 전 의원의 정치적 운명을 바꾼 것은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 후보자와의 만남이다. 정 전 의원은 이 후보자 캠프에 합류했고 훗날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정 전 의원은 정무부시장을 역임했고 이어 2004년엔 서대문구 을에서 제17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여의도 첫 입성이었다.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의 선대위 기획본부장과 전략기획 총괄팀장으로 활동했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당선자 보좌역을 맡기도 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 재선한 뒤 2010년 당시 한나라당 지도부에 입성, 최고위원이 됐다.
그런 그에게 다시 고난이 찾아왔다. 2013년 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법정 구속돼 10개월간 구치소에 수감됐다. 2014년 11월 무죄를 최종 확정받는 순간까지 고난은 이어졌다. 이후 정 전 의원은 방송인 겸 자영업자로 변신했다. 마포에서 식당을 경영했으며 앨범을 4장이나 낸 아마추어 가수이기도 했다.
16일 오후 정 전 의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날 오후 6시쯤 현장을 방문한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주에 안부 전화를 할 때만 해도 극단적 선택을 하리라고는 짐작하지 못했다"며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정 전 의원이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는 사실을 알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사실이다. (우울증은) 정치를 하며 숙명처럼 지니는 것"이라며 "상태가 상당히 호전돼 식당도 하고 방송도 활발히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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