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67세 김모씨는 직장 생활 이후 20년 넘게 꼬박꼬박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입하고 62세가 되던 2014년부터 월 91만원의 노령연금을 타기로 돼 있었다. 그러던 김씨가 연금수급 시기를 뒤로 늦추면 더 많은 연금을 탈 수 있다는 조언을 듣고 5년을 미뤘다. 그리고 올해 김씨는 애초보다 52만6000원이 더 많은 143만6000원을 수령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연금제도 수령시기를 늦추면 더 많은 연금을 찾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 수급을 늦추는 만큼 인출 전 자산이 투자되는 기간이 늘며 연금재원도 늘어나서다.
16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발간한 은퇴리포트에 따르면 62세 월 91만원(20년 이상 가입자 평균)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5년 뒤로 수령시기를 연기할 경우 최초 월 연금액은 52만6000원이 는다. 90세 누적 연금수령액으로 따지면 규모는 더 커진다. 62세 수령 시 4억2043만원을 받지만 67세로 늦추면 5만2108만원으로 1억65만원을 더 받는 셈이다.
방법도 간단하다. 노령연금 수급권자가 국민연금 지급 연기를 희망하면 1회에 한해 최대 5년까지 지급시기를 늦출 수 있다. 1개월 당 0.6% 가산한 것으로 60개월(5년) 연기 시 36%가 가산되는 구조다.
주택연금 가입 연기 방법은 조금 다르다. 가입과 동시에 대출이 실행돼 연금을 받는 제도여서 가입 후 연금 수령시기만 연기할 수는 없고 처음부터 주택연금 가입 자체를 늦춰야 한다. 62세에 시세 2억9500만원(주택연금 가입자 평균) 상당의 거주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가입했다면 최초 월 연금액은 63만3000원이지만 67세에 시세 3억2890만원(연 2.2% 가격 상승, 10년 평균 주택가격상승률) 규모의 주택을 담보한 가입자는 최초 월 수령액이 85만3000원으로 23만원을 더 받는다. 다만 주택연금 가입 연기 시점에 주택가격이 하락하거나 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경우는 산정되는 연금액이 줄어 가입을 늦추는 실익이 적을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초장수 시대에 대비하려면 고령 전기(만 65~74세)와 고령 후기(75세 이상) 각각 노후 자산운용을 구분해 전기에는 적극 운용하되, 후기에는 자동운용으로 전환해 정기적으로 인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종신형 연기 수령을 늦춰 죽기 전 자산이 고갈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는 진단이다.
심현정 선임연구원은 "연금 수급 개시를 늦출수록 사망 확률은 증가하고 예상 연금 지급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종신형 연금의 보증 비용이 감소한다"며 "종신형 연금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가급적 고령 후기(75세 이상)로 늦춰 종신보증 비용을 낮추고 연금소득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62세 월 91만원(20년 이상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67세로 수령연기 시 효과(단위: 만원). 미래에셋은퇴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