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긱 경제`發 양극화 어떻게 해결할 건가

이호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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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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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긱 경제`發 양극화 어떻게 해결할 건가
이호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은 빈부격차로 인한 계층간 갈등을 소재로 하고 있다. 반지하방에 거주하는 가난한 가족의 가장인 기택과 언덕 위의 대저택에 사는 박사장은 빈자(貧者)와 부자(富者)를 상징한다. 영화는 부익부 빈익빈으로 치닫는 한국사회를 시사하고 있지만, 그 메시지는 국적에 관계 없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이다. 빈부격차와 소득 불균형은 전세계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미국 MIT 대학의 브린 욜프슨 교수와 맥아피 교수는 디지털 경제의 발달로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는 현상을 '극심한 디커플링'(The Great Decoupling)으로 표현하고 있다. 컴퓨터와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지난 수십년 간 국민총생산은 꾸준히 상승했지만, 이에 반해 중산층은 점점 축소되는 '탈동조화 현상'(경제성장이 중산층의 소득증가와 연결되지 않는 현상)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기술발달이 가져온 경제성장의 과실이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아 소득 양극화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에서는 소득상위 1%에 속하는 사람들이 경제성장으로 거둔 이익의 3분의 2를 가져간다. 그 결과 중위층의 소득이 점점 줄어들어 중산층이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산층 공동화 현상은 미국뿐 아니라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긱 경제'(Gig Economy)는 소득 양극화 현상을 초래하는 '고용없는 노동'의 대표적 사례다. '긱(Gig)'는 1920년대 미국 재즈 클럽에서 단기로 섭외한 연주자들의 공연에서 유래했다. 클럽 주인이 밴드에게 매월 지불하는 급여를 줄이기 위해 필요할 때만 연주자를 섭외해 공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기업은 필요할 때만 단기 계약이나 임시직으로 근로자를 고용하고, 근로자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스스로 선택해서 원하는 시간 만큼만 일하는 유연한(?) 고용노동 형태다. 우버(차량공유), 우버이츠(음식배달), 아마존 플렉스(일반인 배송기사), 배민라이더(배달의 민족 배송기사), 카카오 대리(일반인 대리운전) 등이 긱 경제의 대표적 기업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생산가능 연령인구의 20~30%가 이미 긱 경제에 속해 있다. 이들 긱 노동자는 프리랜서로 최저임금이나 고용 관련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긱 노동자는 정규직에 비해 30% 정도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 우버 기사들은 수수료와 차량연료비를 제외하면 시간당 10달러 정도의 평균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시 우버 기사의 40%는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인 '메디케이드'의 대상이며, 18%는 식비 보조제도인 '푸드 스탬프'의 혜택을 받을 정도로 가계 재정상태가 열악하다. 지난 5월 우버가 뉴욕증시 상장으로 만들어낸 100조원이 넘는 엄청난 부(富)는 일부 경영자와 투자자들의 배만 불렸지, 전 세계 400만명에 달하는 우버 기사들에게는 그 혜택이 전혀 돌아가지 않았다.

최근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10년 뒤에는 세계 인구의 50%가 프리랜서로 일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긱 경제'는 노동의 유연성이라는 혜택을 제공하지만 소득 불균형의 심화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 기술발전이 가져온 '긱 경제'와 고용의 변화를 수용하되 사회적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정책이 절실한 이유다. 더 늦기 전에 늘어나는 부의 재분배를 통해 소득양극화와 빈부격차를 줄이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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