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변두리 딱지’ 한계… “그 흔한 커피전문점 하나 없어요”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풀뿌리상권] ‘변두리 딱지’ 한계… “그 흔한 커피전문점 하나 없어요”
디지털타임스 연중캠페인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취재진이 방문한 경기도 안양 인덕원역 상권.

화려한 과거를 지녔던 인덕원상권은 낡고 오래된 건물과 난립한 유흥주점으로 젊은층의 방문이 크게 줄어든 반면, 안양 1번가는 다양한 상점과 특색있는 거리분위기로 활기가 넘쳐난다.

박동욱기자 fufus@

[풀뿌리상권] ‘변두리 딱지’ 한계… “그 흔한 커피전문점 하나 없어요”
디지털타임스 연중캠페인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취재진이 방문한 경기도 안양 1번가 상권.

화려한 과거를 지녔던 인덕원상권은 낡고 오래된 건물과 난립한 유흥주점으로 젊은층의 방문이 크게 줄어든 반면, 안양 1번가는 다양한 상점과 특색있는 거리분위기로 활기가 넘쳐난다.

박동욱기자 fufus@

[풀뿌리상권] ‘변두리 딱지’ 한계… “그 흔한 커피전문점 하나 없어요”


1부. 풀뿌리상권이 경제 근간이다

2부. 풀뿌리상권 현장을 가다

13 안양 인덕원역·범계역 상권

3부. 희망의 노래를 부르자



상권 정밀진단
인덕원역 상권

역세권 위치 무색… 편의점조차 찾기 어려워
젊은층 유입할 아이템 없어… 고령층만 발길
"범계 두고 인덕원 오겠나" 상인들도 자포자기

범계역·안양1번가 상권
범계역 코인노래방 등 1020세대 맞춤 점포 즐비
안양1번가 순대·곱창골목 덕 중앙시장 북적북적
"예전에 비해 수요 30% 줄었지만 먹고살만 해요"


폭염주의보가 내렸던 지난달 25일 오후 경기 안양시 인덕원역 6번출구. 다른 취재진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낼 곳을 찾았지만 그 흔한 카페 한 곳 찾기가 힘들었다. 스타벅스, 이디야와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는 물론 역세권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동네에 하나씩은 위치할법한 '힙하다(유니크·트렌디하다)'는 카페 역시 없어 고개를 갸우뚱 거릴수 밖에 없었다.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일단 포기했다. 대신 상권 취재에 필요한 수첩과 필기구를 사기 위해 잠시 발걸음을 옮겼다. '편의점을 찾는 것도 이렇게 벅찬 일이었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땡볕 속에 몇 분을 걷고서야 한곳을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안양에서 가장 처음 둘러볼 상권인 인덕원역 상권을 방문한 시간은 오후 4시쯤. 상권취재에 동행한 김장호 자문위원은 연신 "이곳이 지역민들이 이용하는 작은 마켓에 가까운 듯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인근 거주민 위주로 상권이 유지되다 보니 '폐쇄적이다' 는 느낌 역시 강했다.

인덕원역 인근에 거주하는 직장인 A 씨는 "평촌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안양 거주자 대부분은 범계역과 평촌역 인근에 산다"며 "인덕원역이 거주지 부근도 아니고, 범계와 평촌 등지에 활성화된 상권이 있는데 굳이 인덕원까지 발걸음을 하는 이들이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인덕원역 출구 주변에는 대기업도 관공서도, 학교도 인접하지 않았다. 소위 말하는 '변두리' 지역으로 낙후됐다는 인식을 떨치기 어려운 곳이다.

범계역에서 만난 중학생들은 인덕원역 인근으로 발걸음을 하지 않는 이유를 "위험해서"라고 까지 꼽았다. 인덕원역 인근은 그나마 상권을 지탱해 주던 정부 과천청사의 대다수 부처가 세종청사로 이전하면서 인근의 소비를 흡수하지 못하면서 쇠퇴한 측면이 크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노후화된 건물과 유흥주점 등이 정비되지 못한 점 또한 인근 거주자들의 발걸음을 끌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 취재 당일, 아직 저녁 시간이 되지 않았음을 감안하더라도 인덕원역 주변의 유동인구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저녁이 되며 날이 선선해졌기 때문에 날씨 탓도 아니었다. 이날 길을 지나치며 만난 사람들 대부분은 중년에서 고령층이었고, 그마저도 인근 주민들이 다수였다. 실제 지역의 공인중개사는 "젊은이들은 잘 안오고 40대~50대 이상이 상권을 찾는 정도"라고 사정을 설명했다.

지역 커뮤니티에 기반해 상권이 운영돼서일까. 낯선 취재진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역력했다. 치킨집과 옷 상점을 비롯해 여러 상가를 들렀지만 "상권 사정을 잘 알지 못한다",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 안돼 답을 하기 힘들다", "일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답들이 계속 돌아왔다.

몇 군데를 헤매다 떡집을 운영하는 상인에게 "밤에도 상권이 북적북적하지 않다"며 "예전엔 번화가라고 불렸지만, 5년 전보다 장사가 잘 안되고 손님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인덕원역 상권 상인들이) 아무래도(장사가 잘되는) 평촌이나 다른 등지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인덕원역 상권을 나서며 마지막으로 방문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는 "(상가)임대는 많은데 잘 나가지 않는다"며 "상가 매물이 많다" 는 답을 내놨다. 이날 취재진과 자문위원은 인덕원역 상권을 걷는 내내 '매력이 없다', '젊은 층이 오지 않아 걱정이다'는 우려를 떨치지 못했다.

김 자문위원은 "유흥업소가 많은 데다, 인덕원역 상권에 위치한 요식업체는 치킨, 양꼬치, 돼지갈비와 같은 안줏거리 위주"라며 "가족단위 패밀리 레스토랑 조차 없이 술안주 위주의 먹자 문화가 형성된 만큼 성장성에 한계를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덕원역 상권이 위태위태 하다는 느낌은 평촌과 범계역 상권, 안양역 일번가와 중앙시장 상권을 방문하면서 더욱 짙어졌다.

김 자문위원은 평촌역 상권에 들어서자 마자 "인덕원역 상권과 비교해 깔끔하다"는 평을 쏟아냈다. 시원하게 눈 앞에 펼쳐진 넓은 인도를 비롯해 인파도 어느 정도 몰리며 '활기' 가 느껴졌다. 김 자문위원은 "벌써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며 "잘되는 상권에만 입주하는 스타벅스가 들어와 있고 건물 5층까지도 상가가 꽉 차 있어 활성화된 상권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실제 평촌역 상권의 한 공인중개사는 "주변에 회사들이 많아 직장인들이 상권을 많이 찾고 있다"며 "공기업은 조금 떠났고 시청과 법원, 검찰청, 한림대성심병원 등이 있어 20대 후반에서 50대 사이 직장인들이 주로 많이 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가 매물도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빨리빨리 (수요와 공급이) 도는 것은 아니지만 안정된 상권으로 다들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덕원역 상권과 평촌역 상권을 어느 정도 둘러보고 범계역 인근과 안양1번가 상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상권을 찾는 연령대가 더욱 낮아진 느낌이 확연했다. 요식업 위주였던 앞선 두 상권과 달리 코인노래방, 헬스&뷰티스토어(H&B숍) 등 더욱 다채로워진 상점들이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범계역 상권에서 만난 중학생은 "중고등 학생들은 범계역과 안양1번가에서 보통 약속을 잡는다"며 "범계역에서 노래방을 가고 안양1번가에서 디스코팡팡을 가는 등 친구를 만날 때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발걸음을 한 안양1번가는 '구도심' 답게 전통적인 낡은 상권의 느낌을 풍겼지만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안양1번가와 인접해 있는 안양중앙시장 순대곱창 골목도 특성화된 메뉴 덕에 불경기와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었다. 한 순대곱창집 상인은 "과거에 비해 30%가량 소비 수요가 줄었다고 보고 있다"며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주머니에서 다들 돈을 꺼내지 않는 분위기이지만, 이 곳은 수요가 꾸준히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0년이 넘는 업력을 갖고 있는 이곳에서 문을 닫은 가게는 여태까지 손에 꼽을 정도"라며 "싼 가격을 앞세운 이곳까지 장사가 안 된 다면 다른 곳은 정말 장사가 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취재일정을 마무리하며 마지막으로 찾은 또 다른 순대곱창집 상인은 격앙된 목소리로 멀리서도 찾아오는 '단골'들로 그나마 순대곱창 골목이 지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접 인프라를 뛰어넘어 상권을 활성화 시킬 매력 포인트. 인덕원역 상권에도 이 같은 차별화된 매력포인트가 절실해 보였다.

안양=김은지기자 kej@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