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선, 중도우파 신민당 완승…치프라스 "패배 인정"

신민당, 약 40% 득표…과반 의석 확보해 단독정부 구성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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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총선, 중도우파 신민당 완승…치프라스 "패배 인정"
[연합뉴스]

그리스 총선에서 중도우파인 신민주당(이하 신민당)이 과반 이상을 획득하면서 5년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개표가 60%가량 진행된 상황에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대표가 이끄는 신민당은 39.7%를 득표, 31.5%의 표를 얻는 데 그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을 압도했다. 그리스 채무위기가 절정에 달했던 2015년 1월 시리자의 승리를 이끌고 그리스 역사상 최연소 총리에 올랐던 치프라스 총리는 이제 권좌에서 내려와야 하는 처지가 됐다.

신민당은 이로써 전체 의석의 절반을 훌쩍 넘는 약 158석의 의석을 얻어 다른 정당과의 연합 없이 자력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현재 144석의 의석을 가진 집권 시리자는 86석의 의석을 확보하는 데 그쳐, 제2당으로 전락하게 됐다.

미초타키스 신민당 대표는 승리가 사실상 결정되자 TV 연설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감사를 표현하고, "그리스는 고통스러운 시대를 벗어나 자랑스럽게 재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미초타키스 대표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국민의 결정을 존중한다. 우리는 책임있고, 역동적인 야당의 역할을 하면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 출구조사에서는 중도좌파 정당인 변화를 위한 운동(KINAL)이 득표율 6∼8%, 공산당(KKE)이 5∼7%로 신민당, 시리자의 뒤를 이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총선에서 기성정당에 대한 심판 분위기에 편승해 원내 제3의 정당으로 약진했던 극우정당 황금새벽당은 의석 확보의 하한선인 득표율 3%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는 당초 10월께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와 이어진 지방선거에서 시리자가 참패하자 총선을 3개월가량 앞당겼다.

이번 총선 전 발표된 일련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신민당은 시리자를 지지율에서 약 10%포인트 차로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나 일찌감치 정권 교체가 점쳐진 바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재임 기간 그리스의 구제금융 체제 종식을 이끌고, 27년 간 나라 이름을 둘러싸고 분쟁을 겪던 이웃나라 북마케도니아와의 갈등을 해소하면서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에서는 인정을 받았으나, 정작 본국에서는 오랜 긴축에 지친 유권자들의 재신임을 받는 데 실패했다.

이날 선거 결과는 이런 그의 공약 파기에 대한 대중의 심판 정서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치 명문가 출신의 미초타키스 대표가 차기 총리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그리스 보수파의 거두로 1990∼1993년 총리를 지낸 콘스탄티노스 미초타키스 전 총리의 아들인 그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뒤 국제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의 컨설턴트 등 금융계에서 일하다가 부친의 뒤를 이어 정치에 뛰어들었다.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체제 아래에 놓였던 2013∼2015년 안토니스 사마라스 내각에서 개혁행정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공공 부문 일자리를 대폭 삭감한 전력을 지닌 그는 경제성장과 외국인 투자, 세금 인하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해 지지세를 불려왔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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