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에너지자원개발, 逆발상 필요하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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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0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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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에너지자원개발, 逆발상 필요하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한국은 석유, 석탄, 가스 등 대표적인 에너지원의 95%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를 금액으로 따지면 연간 120조원이 넘으며 이는 국가 예산의 약 3분의 1에 해당된다. 정부는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국가 차원의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너지자원 공기업인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을 만들어 꾸준히 해외자원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지난 과거 정부에서 추진한 대형화 전략이 지나친 차입에 의해 이루어져 10년이 지난 지금 어려움을 겪고있다. 쉽게 말하면 20%의 자기 돈과 80%의 빌린 돈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자원가격의 하락과 동시에 사업성이 악화되어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 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일이 수년간 반복되고 있다. 공기업의 부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그동안 두 번이나 정부가 바뀌었지만 반복적으로 책임을 물을 대상자만 찾고 있지, 어떻게 하면 중요한 에너지자원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장기적인 계획과 실천 움직임은 실종되어 버렸다. 물론 지난 정부에서의 잘못된 정책 추진으로 인한 손실이 현 정부의 책임은 아니다. 그러나 현 정부가 손을 놓고 있으면 장기적으로 발생할 에너지자원 공기업의 손실은 고스라니 국민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그러면 국가 차원의 에너지자원 확보는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어쩌면 다음 정부에서 더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설마 내 임기 동안에만 발생하지 않으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자원개발의 기본적인 특성은 높은 위험성과 불확실성이다. 탐사광구는 생산광구에 비해 초기투자비가 적지만 탐사성공률이 낮아 사업위험이 크다. 또한 탐사에서 생산에 이르는 기간이 10년 이상 길다는 특징이 있다. 반대로 생산광구는 확인된 매장량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업 위험이 작은 반면 광구 매입비용이 크고 투자비 회수기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유가의 영향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특성을 감안하면 10년 전 대규모 차입에 의존한 생산광구 매입 위주의 대형화 전략은 이미 실패가 예견된 일인지도 모른다. 정부의 출자나 자기자본금이 아닌 차입금에 의존한 투자는 저유가의 위기에 크게 노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기업의 생존조차 어려운 시기에 석유를 생산해서 벌어들이는 돈은 이자 갚기에도 부족한 형편이다. 그러니 생산량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투자조차 못하게 되어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이에 따라 사업 수익이 감소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타개할 올바른 대책은 없는가? 당사자인 에너지자원 공기업이 마른 행주 짜듯이 시행하는 구조조정과 노력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상황임에는 누가 봐도 명백하다. 또한 정부의 에너지자원 정책을 앞장서서 추진해야하는 공기업에 지난 실패에 대한 모든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것이다. 무너진 에너지 공기업을 방치해서 보이지 않는 손실을 크게 할 바에야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자원 확보가 필요 없다고 판단되면 차라리 에너지 공기업을 없애는 편이 나을 지도 모른다. 그러면 더 이상 골치 아픈 일도, 실패할 일도 없다.

온전한 에너지 고립 섬인 한국의 입장에서 향후 모든 에너지자원을 수입에 의존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것일까 ? 국가적 차원에서 에너지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시작한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이 독자 생존을 위해 알짜배기 자산을 매각하여 어렵게 확보한 매장량을 포기하며 연명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이 정부의 역할은 아닐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기업의 더 큰 손실을 방지하고 국가 차원의 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도입하기 위해서는 무너진 에너지자원 공기업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매년 에너지자원 수입에 들어가는 100조원이 넘는 비용의 10%, 아니 1% 인 1조원 이라도 꾸준히 에너지자원에 투자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를 위한 현명한 정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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