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증권담보융자 19조원 훌쩍
신용융자잔액 10조원대로 늘어
대부분 코스닥 종목 변동성 커
바이오 관련株 하락에 수익악화
신용융자잔액 10조원대로 늘어
대부분 코스닥 종목 변동성 커
바이오 관련株 하락에 수익악화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빚을 내 주식을 사거나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신용융자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신용융자로 사들인 주식이 대부분 바이오주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코스닥 종목인데다, 불확실성에 변동성까지 커져 빚내 주식을 산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투자손실이 우려된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초 17조6951억원이던 예탁증권담보융자는 1일 현재 19조10억원까지 늘었다. 보유주식을 담보로 대출하는 예탁증권담보융자가 19조원대에 진입한 건 9개월여 만이다.
신용융자잔액은 10조3631억원으로 올초 9조3554억원보다 1조77억원 늘었다. 특히 상승분이 모두 코스닥 시장으로 흘러들어간 점이 눈에 띈다. 코스피 신용융자 잔액은 이 기간 내 4조8065억원에서 4조7460억원으로 6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코스닥 신용융자 잔액은 4조5488억원에서 5조6171억원으로 약 1조700억원 정도 늘었다.
신용융자 거래는 주가 상승을 전망하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이는 매매 형태다. 주로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쓴다. 신용융자 증가는 투자자들이 증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인데다 시가총액이 느는 만큼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늘어난다고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개인이 빚까지 내 사들인 종목이 대부분이 최근 시장의 불안감을 조성한 비우량 종목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금투협이 집계한 연초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 비율 상위 10개 종목 2위에 이름을 올린 대아티아이의 이날 종가는 5960원이다. 작년 말 8000원대였던 주가는 6개월 새 20%가 넘게 빠졌다. 남북경협주로 꼽히는 대아티아이는 남북 철도연결 사업의 수혜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남북 철도연결 수혜주로 꼽혔던 티플랙스도 반년새 하락했다. 이날 2660원에 거래를 마친 티플랙스는 작년 말 종가(2890원)보다 꺾인 상황이다. 이밖에 삼본전자와 고려제약, 세명전기, 정다운 등 신용잔고율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절반 이상의 종목이 연초 대비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융자 잔고 비율이 높다고 모두 주가가 빠진 건 아니다. 최상위에 이름을 올린 엘비세미콘의 경우 4000원대 초반이던 주가가 현재 1만1900원까지 올랐고 이밖에 인콘, 알에프텍 등도 반년새 주가가 올랐다.
다만 바이오 관련 주식의 주가 하락으로 코스닥 시장이 매우 부진한 수익률을 시현한데다 하반기 주가 상승 폭이 제한됐다는 우려감이 팽배한 상황이라는 점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운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77포인트(0.26%) 내린 691.27로 마쳤다. 코스피가 닷새 만에 상승 마감했지만 코스닥은 바이오주 하락 여파로 약세가 지속된 결과다. 최근 한미약품 등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의 연이은 임상 실패 소식에 제약·바이오 업종 비중이 큰 코스닥 시장 약세로 이어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신용융자 거래 비중이 큰 종목 상위 10위에 바이오 종목이 나란히 1, 2위로 자리잡고 있어 주목된다. 결제일 3일 기준 중앙백신의 신용잔고율이 12.59%로 가장 높았고, 제일바이오 역시 12.02%의 잔고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신용융자 규모는 보합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공여잔고는 주가 흐름에 연동하는데 미중 무역갈등 불확실성과 국내 수출상황이 하반기에도 낙관적으로 전환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국내 증시도 추세적 상승을 보이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늘어나긴 했으나 하반기로 접어들면 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