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北비핵화 안되면 NPT 한국 핵무장 인정해야

강원식 외교안보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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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0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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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北비핵화 안되면 NPT 한국 핵무장 인정해야
강원식 외교안보평론가
북핵 폐기가 합의되면 그 폐기 비용도 경제보상 비용도 엄청날 것이다. 그런데 그 돈은 누가 어떻게 내나?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때 한국 70%, 일본 22%, EU 8%로 북한 경수로 건설비용을 분담하였다. 미국은 중유를 공급했다. 그리고 2002년말 2차 북핵위기로 경수로 건설이 전면 중단되면서 2006년 6월 사업종료까지 한국은 11억3700만 달러를 허공에 날렸다. 물론 미국도 3억5000만 달러(일본 4억700만, EU 1800만)를 잃었다. 미북 합의는 실패했고 우리가 그 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했던 것이다. 이번에도 미북간 협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연 이번에도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그리 할 것인가?

첫째, 북핵 개발·보유의 책임을 분명히 하자.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보유하게 된 것은 NPT가 관리·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의로 NPT 의무를 준수해온 한국의 책임이 아니다. 따라서 그 책임을 먼저 지적하고, 동시에 NPT를 탈퇴한 북한의 핵보유 인정은 결과적으로 NPT의 무력화와 세계적 핵확산을 초래하게 될 것임을 공론화하여야 한다.

둘째, 미북 회담의 성격을 NPT 차원에서 규정하자. 미국이 북한과 협상하고 있는 까닭은 북한이 미국과의 담판을 주장해서가 아니라 미국이 NPT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1953년 정전협정에서 미국이 유엔군의 대표로 협상에 나섰던 것과 유사하다. 따라서 이 회담은 NPT 대표와 NPT 위약국간의 협상이다. 미북 회담의 성격이 이렇게 규정될 때에만, 협상에 대한 우리의 입장도 협상 성공과 실패시의 대응도 분명해진다.

셋째, 북핵 폐기 지원을 위한 NPT 차원의 국제기금을 조성하자. 북핵 보유가 NPT 책임이고 그 폐기 협상도 NPT 차원에서 이루어지기에, 그 폐기 비용과 보상도 NPT 차원의 국제기금으로 충당되어야 한다. 당연히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핵보유 강대국(P5)의 책임이 크기에 그들의 부담이 필요하다. 물론 한국도 국제기금이 조성되면 기꺼이 적정수준의 비용 분담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냉전이 종결되면서 미국에서는 넌·루가법(Nunn-Lugar Act)을 만들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의 대량살상무기 해체·폐기를 재정 지원했다. 당시 핵탄두와 탄도미사일 폐기, 핵개발 노하우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1991년부터 2012년까지 총 87억9000만 달러가 투입되었다.

넷째, 북핵의 최대 위협대상국이며 피해국인 한국에 대한 NPT 차원의 보호조치 또는 예외조치를 요구하자. 북핵 폐기에 성공한다 해도 검증을 거쳐 최종 완결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협상과 조약은 늘 취약하다. 그 과정을 담보하기 위해 NPT 전체 회원국 또는 핵보유 초강대국 P5의 공동 명의로 한국에 대한 안전보장조치가 필요하다. 이는 반드시 요구되어야 하며 이를 강력히 요구할 때 우리의 입지도 생긴다.

한국이 미북협상에 끼어들 여지는 없다. 그러나 미·북·중·러에 북핵 폐기를 압박하면서, 동시에 북핵 폐기 성공시의 국가재정과 실패시의 국가안보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전략을 구상하여야 한다. 북핵은 NPT 위반의 문제이다. 따라서 북핵폐기를 위한 협상도 그 보상도 모두 NPT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유책자 부담의 원칙이다. NPT의 잘못으로 회원국의 핵개발·보유를 막지 못하였는데,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선의의 회원국이 보상까지 도맡아야 한다면, 앞으로 어떤 회원국도 NPT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NPT 책임이기에 북핵 폐기에 성공하면 그 비용은 국제기금으로 마련되어야 하고, NPT 책임이기에 북핵 폐기에 실패하면 최대 피해국인 한국에게는 전술핵무기이든 핵무장이든 그 무엇이든 예외적 특권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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