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모 칼럼] 한국경제 더 물러설 곳이 없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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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0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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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칼럼] 한국경제 더 물러설 곳이 없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2017년 4월까지 상승하던 경기종합지수는 몇 개월 횡보하더니 지금까지 떨어지고 있다. 이제 사면초가의 대한민국 경제는 심각한 위기 국면으로 전환될 위험에 처해 있다. 이렇게 우리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진 것은 정책 당국의 총체적 정책 실패에 기인한다.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하면서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2018년 1월1일부터 실업급여 상한선도 20% 인상했다. 이런 정책들은 고용을 줄인다. 재정 당국은 부작용을 알고 일자리안정자금 등 수십 조원을 풀었다. 비농림어업 취업자 수의 연도별 증가는 2014년 76만5000명, 2015년 39만명, 2016년 29만7000명, 2017년 31만명이던 것이 2018년에는 3만5000명으로 급감했다. 2018년 귀촌인, 귀농인, 귀어인의 수는 모두 감소했으나, 농림어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6만2000명이 증가했다. 더욱이 법인세 인상으로 기업들의 법인세 비용은 2018년에는 전년 대비 42.5% 증가한 25조 2869억원에 달했다. 경기 침체기에 세금까지 더 걷어서 엉뚱한 곳에 낭비한 셈이다.

통화 당국은 경기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2017년 11월, 2018년 11월 두 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금리 인상으로 얻을 수 있었던 정책 효과는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보다도 낮다. 지난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제의 발목만 잡았다.

통상당국은 한미FTA에 밀리고 외교부는 우방을 잃었다. 대한민국은 현재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좌충우돌하고 있다. 사드 배치와 관련된 환경영향평가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중국의 경제적 보복에도 정부는 어떤 해결책도 내놓지 못했다. 일본과의 갈등은 오히려 증폭됐고, 논란이 많은 징용 관련 배상 판결이 나왔다. 외교적 해결책을 찾는 노력도 없었다.

일본은 직접적인 비관세 장벽을 발표했다. 통상당국은 일성으로 WTO 제소를 언급 했지만 비현실적인 해법이다. 일본은 이번 대책으로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을 압박하면서 세계 무역 전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지렛대를 하나 마련한 셈이다. 반도체 전쟁에서 우리나라가 승리하는 길목을 막고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의 재도약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게 됐다.

일본이 수출 금지를 선언하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글로벌 가치사슬은 단숨에 바뀐다. 현재 재고액이 많다고 하지만 일본이 칼을 빼면 누구도 이에 대해 단기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이 모든 것들이 경제를 침체시킨다. 재정, 통화, 외교, 통상, 노동 등 각 정책 당국들은 저마다 경제를 침체시키는 데에 일조했다. 경제가 회복되면 이상할 정도다. 내부의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낸 정책의 불협화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