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올림픽 특수? 매출에 기별도 안가… 되레 KTX타고 서울로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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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상권] “올림픽 특수? 매출에 기별도 안가… 되레 KTX타고 서울로 쇼핑”
디지털타임스 연중켐페인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자문위원과 취재진이 방문한 강릉 월화거리 상점가, 인근 중앙시장, 강릉대학로 등과 함께 강릉시 중심상권 중 하나지만 인적이 끊긴채 썰렁하기만 하다.

강릉=이슬기 9904sul@


[IMG02]



1부. 풀뿌리상권이 경제 근간이다

2부. 풀뿌리상권 현장을 가다

12 강원도 강릉 상권

3부. 희망의 노래를 부르자



상권 정밀진단

강릉시 금학동 대학로 일대


유동인구 급감 치명적… 저녁 7시에도 거리 조용

한 집 건너 문닫는 점포… 상가 공실도 수두룩해

"SNS맛집투어 젊은 관광객, 상권활성 도움 안돼"

중앙·월화풍물시장

곳곳에 임대 문의… 4층짜리 건물 통째로 비어

"대학로·유천택지 등 상권 분산이 가장 큰 문제

KTX 생겨 사람 몰릴줄 알았는데 오히려 유출"



초라했다. 한 때 지역 최대 유동인구로 강릉의 '로데오 거리'라 불렸던 곳이다.

지난달 18일 강원 강릉시 금학동 대학로 일대. 강릉 대학로 일대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절로 고시 한 수가 입가에 맴돈다. '천산조비절, 만경인종멸'(千山鳥飛絶, 萬徑人踪滅; 천산 새조차 못 날고, 온 길 인적이 끊겼네)

평일 정오인 것을 감안해도 지나다니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간혹 KTX를 타고 강릉으로 놀러온 관광객들이 보이나 쇼핑 계획은 없어 보인다. 중간중간 걸음을 멈추며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을 뿐이다. 문 닫은 점포만 드문드문 눈에 띈다. 7층까지 있는 빌딩에는 6층만 상가가 입점해있을 뿐, 나머지 층은 공실인 상태다. '장기임대'와 같은 현수막들이 빌딩 앞면에 내걸려 있다.

늦은 아침 점포문을 열고 장사 시작에 앞서 여성복 진열대를 정리하던 김씨(여성·40대)는 "이 자리에서 업종을 바꿔가며 장사만 10년째 하고 있지만 요즘같이 불경기였던 적은 없었다"면서 "나아지겠지 생각하며 버티고 있지만 나아지기는커녕 더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 같으면 평일 저녁이라도 대학로 인근 밥집이며 술집들이 사람들로 가득찼는데 지금은 그런 경우를 보기 힘들다"며 "그나마 KTX가 생겨 특수를 기대했지만, 서울 등지에서 내려오는 관광객들 대부분이 4인 1조로해서 하루종일 택시 하나를 잡고 SNS 등에 올라온 유명 맛집만 골라다녀 대부분 가게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강릉에 사는 사람들도 서울로 당일치기가 가능해지자 강릉에서 옷을 사는 게 아니라 서울로 올라가 옷을 사는 이른바 'KTX의 역설'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동인구는 급감한지 오래란다. 옆집 속옷가게를 운영하는 김씨(여성·40대)는 "예전에 번성하던 때는 속옷가게라 하더라도 10시 이후에 문을 닫았는데 요즘은 저녁 7시만 넘으면 거리가 깜깜 그 자체"라면서 "오히려 찾아오는 손님들이 이 거리가 왜 이러냐고 되물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2년 사이 매출이 50% 이하로 급감했다"면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도 대부분 유명 SNS에 올라오는 맛집 투어 등을 떠나지 이 지역에서 소비를 하지 않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결국 상인들이 돈을 벌 수 없자 지금처럼 빈집 투성이다"면서 "그나마 이 거리는 주 도로(메인 스트리트)라 임대료가 월 300수준이지만, 옆골목만 해도 1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대학로와 맞닿은 중앙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근 경포해수욕장 개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는 등 관광업을 무기로 생업을 꾸려가는 상인들이 많지만 손님이 보이지 않는다.

시장 안에서 튀김과 전 등을 판매하는 가게를 운영 중인 이씨(여성·30대)는 "평소 중앙시장에 지역주민들이 주로 와 소비를 하지만, KTX 개통이나 올림픽 개최로 인한 특수도 한때"라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강릉으로 오는 관광객들 대부분이 파워 블로그나 유명한 SNS에 올라온 맛집 등만 찍어 다니다보니 우리 같은 가게들은 관광 특수를 누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광객들이 왔을 때 편하게 장을 볼 수 있도록 주차장 등의 시설들이 잘 갖춰져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도로가 꽉 막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에서 여자친구와 강릉으로 놀러온 유씨(남성·24)또한 "젊은 층 대부분이 블로그 등에 올라온 유명 맛집 위주로 움직인다"면서 "그 이유는 남이 하는 것을 나도 해보자는 심리가 강해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씨는 "아무리 강릉 시청이나 문화체육관광부 등에서 좋은 책자를 내놓아도 그것 자체가 이미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만들어져 젊은 층들이 봤을 때는 고리타분하거나 끌리지 않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면서 "관광 안내 책자라도 젊은 공무원들이 만들어 좀 더 젊은 세대들의 시각에 맞게 내놓아야 젊은 관광객들이 SNS에 올라온 것만 보고 그대로 따라가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시장에서 떡을 판매하는 주인 이씨(남성·40대)는 "대학로와 더불어 중앙시장의 상권이 예전만 하지 못한 이유로 강릉 지역 내 상권이 분산되어 있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이 씨는 "강릉역이나 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돼 현재 강릉을 대표하는 주거단지로 성장한 유천택지 등으로 나눠져 있어 유동인구가 줄어든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강릉 대학로 상권도 한때는 찬란한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이 있었다. 강릉시민들은 대학로거리가 강릉시에서 유일한 시내라고 말한다. 대학로거리는 실제 대학교 앞에 위치한 대학가는 아니지만 강릉원주대, 가톨릭관동대 학생 등 젊은층 유동인구가 대거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실제 대학로거리에는 유명 의류 브랜드 매장을 중심으로 음식점 등이 들어서 있다. 강릉 유행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던 대학로 앞 대로변은 늘 유동인구가 많았다. 매일 젊은 층 인구가 붐비고, 대목이 따로 없었다. 그러던 상권이 빛을 바랜지 오래다. 신발 매장을 운영하는 서씨(남성·30대)는 "올림픽으로 인해 하루 매출이 평균 10% 정도 올랐었지만, 그때 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 씨는 기자를 향해 "이 인근을 다 돌아보고 다녀보라"면서 "공실이 너무나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 4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공실인 경우가 눈에 띄었으며 대형 의류 브랜드들이 밀집된 곳이지만 임대하겠다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인근 월화거리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월화거리는 강릉시가 강릉~원주 고속 철도 도심 구간 지하화로 생긴 폐철도 부지에 조성 중인 거리 공원이다. 강릉시는 2014년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 그간 쇠퇴화가 진행되던 구도심 지역의 공동화 현상을 해소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폐철도 부지를 대상으로 조성했다.

월화풍물시장에서 커피가게를 운영 중인 김씨(여성)는 "올림픽 특수도 그때 뿐이었다"면서 "KTX가 생기고 난 뒤에 접근성이 좋아졌을지 몰라도 대부분 젊은 층들이 SNS 등을 통해 관광을 하다보니 가게 운영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가게도 블로그를 통해 홍보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 부침개 가게를 운영 중인 권씨(여성·30대) 또한 "올림픽 경기를 할 때만 잠깐 특수가 있었지 장사는 예나 지금이나 안 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강릉=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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