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진단기준' 약관 변경
질병코드 제각각, 형평성 논란
10월부터 출시되는 상품에 반영
질병코드 제각각, 형평성 논란
10월부터 출시되는 상품에 반영
국내 판매되고 있는 5000여개에 달하는 치매보험상품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치매 진단기준을 '의학적 진료기준'에 부합되도록 약관 개선에 나선다.
2일 강한구 금감원 보험감리국장은 '치매 진단기준'에 대해 대한치매학회의 의료자문을 바탕으로 '뇌영상검사(MRI, CT)' 등 특정검사 이상소견이 반드시 없어도 '병력청취, 일상생활능력평가, 뇌영상검사' 등의 종합적 평가를 기초로 치매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약관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전체 치매보험 계약 건수는 380만건으로, 특히 올 초 보장금액이 높은 경증치매보험 상품이 속속 나오면서 1분기에만 88만건이 팔려나갔다. 지난 2003년에 중증치매상품이 대형 보험사 위주로 출시가 됐다.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은 경증치매로 2012년 라이나생명에서 처음 금감원에 상품신고를 했다.
금감원은 현행 약관에 보험금 지급조건으로 특정치매질병코드 및 약제투약 조건을 담은 문구도 삭제하기로 했다. 보험사별로 인정하는 치매질병코드가 5~20개까지 달라 가입자간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치매를 진단할 때 투약은 필수 조건이 아닌데도 보험사들이 지급조건에 '30일 이상 치매 약제 처방' 등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보험사들은 오는 10월부터 새로운 치매보험 상품에 이 같은 금감원의 약관 변경권고를 반영해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판매상품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보험사에 새로운 약관 내용을 따르도록 행정지도한다는 계획이다.
구속력이 약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강 국장은 "매년 보험금 지급검사를 금감원이 할 때 주요 항목에 넣겠다"는 게 금감원의 계획이다. 강 국장은 "업계 의견 수렴 과정에서도 충분한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관련 내용으로 (강제력이 없는 지도라는 이유로)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기존 치매 보험 가입자들에게 소급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 국장은 "금감원은 소급적용이라는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면서 "약관상 기초로 해야 한다는 점을 보험사에서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악용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치매전문의가 치매냐 아니냐 판단하는 종합적인 판단 결과를 보험사가 병원에 요구해서 참고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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