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코스닥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한국형 헤지펀드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며 투자자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많게는 42% 성과를 낸 것도 있는 반면 운용자산의 4분의 1가량 손실을 내는 등 천차만별이다. 사모펀드에 비해 운용여건이 까다로운 코스닥벤처 공모펀드가 모두 고른 성과를 낸 것과 대비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3개 헤지펀드 운용사가 출시한 162개(설정일 기준 6개월 이상) 코스닥벤처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6.49%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2%대 수익률을 내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성과로 415개 국내중소형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4.51%)보다 높은 수준이다.
일부 헤지펀드 운용사의 코벤펀드에서 압도적인 성과가 난 덕이다. 라임자산운용의 '라임코스닥벤처플러스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S-2'가 올들어 42%로 가장 우수한 성과를 냈고 자비스운용의 코스닥벤처펀드가 30.15%로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이밖에 밸류시스템운용과 유경·수성·르네상스·링크·에이원자산운용 등 일부 헤지펀드 운용사의 코스닥벤처펀드가 10~20%대 수익률을 거두며 순항 중이다.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기록 중인 것도 수두룩하다. 한앤파트너스의 '블루코스닥벤처펀드'가 -25.16%로 손실이 가장 컸고, 라임자산운용의 '라임라이징헤지코스닥벤처투자'(-7.13%)와 디에스자산운용의 'Quattro.I 코스닥벤처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6.24%), 아이온자산운용의 '아이온코스닥벤처투자2호'(-6.63%) 등도 수익률이 부진하다.
반면 국내 출시된 12개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에서는 모두 고른 성과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2개 코스닥벤처공모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6.14%다. 현대자산운용의 '현대코스닥벤처1'이 10.30%의 성과를 기록 중이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코스닥벤처기업1'(8.15%)이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나머지 펀드도 모두 2.69~7.41% 수익을 냈다.
헤지펀드는 자산비중 등 운용규제를 받지 않아 자유롭게 비중을 조절하며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불특정 다수의 개인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공모펀드와 달리 최소 가입금액도 1억~3억원으로 제한된다. 이에 지수 하락기에도 민첩하게 대응하며 시장 하락을 방어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실망을 감출 수 없게 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사모펀드가 가진 일장일단이 있고 애초에 목적 자체가 다르다"면서 "사모펀드는 운용제약을 확 낮춘 만큼 대규모 손실도 직접 감내하는 것이 계약된 상품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코스닥 공모주 30% 우선 배정, 3년간 펀드 유지 시 투자금의 10%(최대 300만원) 소득공제 등의 혜택을 주는 대신, 코스닥·벤처 기업에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투자하도록 만든 상품이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