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구 칼럼] 기업의 `야성적 충동`을 깨우라

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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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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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 칼럼] 기업의 `야성적 충동`을 깨우라
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
기업 실적 악화가 뚜렷하다. 금년 1분기 상장기업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이 해외 반도체 수요 감소로 전년 대비 각각 60.3%, 68.7% 감소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계속되고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경쟁국의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 성장을 견인할 주력 기업의 활력 회복이 시급하다.

최저임금 고속 인상, 주52시간 근무제 실시,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적 요인이 악화됨에 따라 기업의 '한국 탈출' 현상이 심각하다. 1분기 해외투자는 141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9% 증가해 1981년 이래 최고치다. 제조업 증가율은 무려 140%에 달한다. 국내투자도 17.4% 줄어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치다. 반면에 외국인 국내투자는 31억7000만달러에 그쳐 35.7% 급감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현상이 뚜렷하다. 1분기 해외투자의 4분의1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조지아 베터리 공장 건설, CJ제일제당의 미국 냉동식품업체 인수, 기아자동차 인도공장 건설 등이 대표적 해외투자 사례다. 문제는 해외진출이 해외시장 선점, 첨단 기술 도입, 글로벌 공급망 확대와 같은 요인보다는 생산성 하락, 임금 상승, 과잉 규제를 피하기 위한 도피성 투자 측면이 강하다는 점이다.

기업경영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기업의 한국 탈출 동기를 높은 규제부담을 피하기 위한 경영전략으로 분석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다. 정부는 맞춤형으로 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한다"며 기업친화적 정책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녹지 않다. 77개국에서 영업 중인 우버의 차량공유 서비스는 한국에서 불법이다. '타다'는 택시기사들과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숙박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는 공중위생관리법에 저촉된다. 공산국가인 중국에서도 허용되는 원격진료는 의료법 위반이다. 글로벌 100대 스타트업 가운데 57개가 불법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1번째 국회 방문에서 "경제가 오랜 세월 골병들어 가는데 정치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과감한 규제혁파를 요청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 활황을 이어가는 것은 새로운 규제 1개 도입시 기존 규제 3개 폐지와 같은 규제혁파 덕분이다. JP모건체이스 등 주요 은행이 뛰어난 영업실적을 보인 것도 은행 적격성 심사 기준 완화 등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엄격한 금융규제를 폐지한데 기인한다. 도드-프랭크 금융규제로 2013년에만 700억달러 상당의 규제비용이 발생한 바 있다.

경직적 노동시장이 발목을 잡고 있다. 남성일 서강대 교수는 고별 강연에서 "파견법을 국제수준으로 개선해도 신규 일자리 30만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인 높은 비정규직 비율과 청년실업률은 경직적 노동시장의 부산물이다. 지난 5월 제조업 고용이 7만3000명 줄어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경제의 허리인 30·40대 고용도 25만명 줄어 2017년 10월 이래 20개월 연속 감소세다. 노동생산성을 상회하는 임금이 고용 창출에 심각한 역기능으로 작용한다. 2001~2018년 노동생산성은 연평균 4.7% 상승했지만 최저임금은 9% 상승했다. 미국은 지난 2년간 제조업 일자리를 46만5000개 창출했다. 안정된 임금 덕에 제조업 르네상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생산성 범위내에서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 내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도소매·음식숙박·개인서비스 업종 종사자의 33.6%가 경영악화로 휴폐업을 심각히 고려중이라고 한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평균 종업원 수가 2017년 1.7명에서 작년 1.5명으로 줄었고 일인당 인건비가 207만원에서 279만으로 급증해 영업비용 대비 인건비 비율이 40%를 넘어섰다.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지 않으면 경제는 살아나지 않는다. 미국의 호황 뒤에는 기업의 '야성적 충동'이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친기업·친투자 환경 조성이 성장과 일자리 절벽을 타개할 실용성 있는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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