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떤 규모로 분화할지 모르는 백두산 화산을 예측하기 위한 과학기술 협력 차원의 남북한 공동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한 관계와는 별개로 남북한이 백두산 화산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심재권·이상민 의원실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이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백두산 화산연구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정·관·학 콘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
이날 행사는 백두산에서 화산분화 징후가 나타남에 따라 분화와 관련된 예측 연구와 남북 공동연구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백두산은 946년 천지에서 '밀레니엄 대분화'가 발생해 남한 전체를 1m나 덮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분출물이 쏟아진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이는 과거 1만년 이래 지구상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분화 사건에 해당한다.
이후 1100여 년전이 지난 2002년부터 2005년 사이에 백두산 천지 근방에서 화산지진이 3000여 회 이상 일어나 천지가 부풀어 오르는 등 심각한 화산 분화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첫 번째 세션인 '백두산 남북 공동연구 추진 현황 및 계획'에서 손영관 경상대 교수와 윤성효 부산대 교수는 각각 백두산 공동연구 추진경과, 백두산 분화 시 피해 발생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현우 서울대 교수는 화산재해 예방과 최소화를 위해 남북 및 국제공동연구그룹이 결성된 경유에 대해 소개했으며, 이윤수 포항공대 교수는 백두산 화산분화를 근본적으로 예측하기 위한 심부 마그마 모니터링 연구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정현기 지질자원연 책임연구원은 백두산 학술답사를 위한 단계적 전략과 계획을 발표하며 다양한 탐사 게측 분석을 위해 분야별 전문가들이 백두산 분화 연구에 참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전문가들은 국익 차원의 남북교류 중요성을 제기하며, 과학기술 외교 관점에서 남북은 물론 국제기관 간 협력을 통해 백두산 분화와 관련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와 함께 백두산 남북국제공동연구를 총괄하는 과기정통부와 대북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통일부, 백두산 연구 관련 탐사장비에 대한 UN 대북제제 문제를 담당하는 외교부 관계자들이 비공개 회의를 열어 연구활동 추진 방안에 대해 논의를 나눴다.
김복철 지질자원연 원장은 "백두산 화산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대비책을 강구한다면 재해로 인한 피해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국회, 정부부처, 국제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백두산 화산 연구를 전사적으로 지원해 남북 공동연구의 성공적 출발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26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백두산 화산연구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정관학 국회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