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버스·마스터버스 등 추가
도입시기·물량·가격 관건될 듯
도입시기·물량·가격 관건될 듯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자동차가 해외에서 국내로 들여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차인 이른바 '무늬만 국산차' 대수가 2016년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물 건너 국내로 들여올 차종들이 대기 중인 만큼 작년부터 활기를 되찾은 OEM차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도입 시기와 물량, 가격 등이 변수로 꼽힌다.
2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GM, 르노삼성 등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국내서 판매된 OEM차는 모두 1만1697대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1~5월(1만1871대)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국내서 시판 중인 OEM차는 모두 8종이다. 한국GM이 이쿼녹스, 임팔라, 카마로를 비롯, 볼트(Bolt)EV 등 4종, 르노삼성이 QM3, 클리오, 마스터, 트위지 등 4종을 해외서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국내 OEM차 시장 포문은 르노삼성이 열었다. 2013년 르노삼성이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QM3을 들여오며 그해 OEM차 시장을 1194대까지 확산시켰다. 2012년까지만 해도 국내 OEM차 시장은 100대도 채 되지 않았다. QM3 판매가 본격화한 2014년에는 1만8249대까지 시장이 커졌다. 한국GM이 임팔라를 들여온 2015년 OEM차 시장은 전성기를 누렸다. 그해 OEM차 시장은 3만1521대까지 뛰어올랐다.
하지만 다음 해인 2016년부터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전년보다 13.18% 감소한 2만7368대를 기록한 데 이어 2017년(1만7658대) 역시 2년 연속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다 작년 14.14% 오른 2만155대로 다시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전성기를 누렸던 2015년 성적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당시와 비교해 차종이 더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거와 같은 '수입차' 마케팅에 대한 약발이 먹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OEM차는 국내 업체가 판매하는 수입차라는 전략으로 재미를 봐왔다. 올해 OEM차 차종별 성적표를 뜯어보면 작년 실적과 비교 가능한 차종 6종 중 절반의 판매량이 작년보다 떨어졌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OEM차 시장을 지속해서 늘려나갈 방침이다. 르노삼성은 마스터 버스를 들여왔고, 한국GM은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등 2종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들여올 OEM 신차의 성적표는 '도입 시기와 물량, 가격'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한국GM은 유독 OEM차 '고가' 논란에 시달려왔고, 르노삼성은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물 들어 올 때 노를 젓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OEM차는 국산차 가격으로 수입차를 탈 수 있다는 마케팅적인 효과는 분명하다"면서도 "적절한 시기와 합리적인 가격을 갖추지 못한다면 국내 시장에서는 '계륵'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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