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모을루 "새로운 시작" 선언
총리 출신 이을드름, 패배 인정
에르도안 대통령 정치적 타격
총리 출신 이을드름, 패배 인정
에르도안 대통령 정치적 타격
터키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에서 승리한 야당 공화인민당(CHP) 후보 에크렘 이마모을루 전 베일리크뒤쥐 구청장이 23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자축 집회를 갖고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터키 이스탄불 광역시장 재선거에서 야당이 또다시 승리했다.
지난 3월말 실시된 선거에서 이겼던 '공화인민당'(CHP) 후보 에크렘 이마모을루가 이번에도 승리를 거머쥐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5년 만에 이스탄불에 대한 지배력을 잃으며 정치적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3일(현지시간) 치러진 이스탄불시장 재선거 결과, 개표가 99.4% 진행된 상황에서 야당 '공화인민당'(CHP) 후보 에크렘 이마모을루(49) 전 베일리크뒤쥐 구청장이 54.03%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경쟁 상대인 여당 AKP 후보 비날리 이을드름(63) 전 터키 총리는 45.0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에르도안의 뒤를 이어 작년 7월까지 총리를 지낸 이을드름 후보는 패배를 시인했다. 이을드름 후보는 개표 결과 공표 직후 "현재까지 개표 결과를 보면 경쟁자 에크렘 이마모을루가 앞서고 있다"면서 "축하하고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이마모을루 후보는 개표 결과가 전해진 후 연설에서 "이스탄불이 터키 민주주의 전통을 수호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마모을루 후보는 "이 결과는 그냥 승리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선언했다. 또 "우리 대통령과 조화롭게 일할 준비가 됐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대통령과 만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비공식 결과로 볼 때 선거에서 이긴 이마모을루에게 축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재선에서도 또다시 야당이 승리를 거두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탄불은 터키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로, 1994년 에르도안이 시장에 당선된 이후 25년 간 여당이 집권해 왔다.
이날 재선거는 3월 말 선거 결과가 무효로 되고 시행됐다. 경기후퇴 국면에서 치러진 3월 말 지방선거에선 이마모을루 후보가 1만3000여표의 근소한 차로 승리했다.
그러나 집권 AKP 측은 투표소 감시원 자격요건에 위반된 사례가 많았다며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터키 '최고선거위원회'(YSK)는 야당의 반발에도 이마모을루의 당선을 무효로 하고 재선거를 시행하라고 지난달 6일 결정했다. 과거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에서 이기면 터키에서 이기고, 이스탄불에서 지면 터키에서 진다"고 말할 정도로 이스탄불 수성에 애착을 보였다.
김광태기자 kt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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