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우리나라 전기자동차 배터리 '빅3' 판도가 격변하고 있다. 특히 출범을 앞두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폭스바겐의 유럽 배터리 합작 공장이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급에 이를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향후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놓고 '빅3' 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교도통신 계열 NNA 등 주요 외신들은 SK이노베이션과 폭스바겐 간의 전기차 배터리 조인트벤처(JV) 추진에 대해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특히 NNA는 이번 JV가 연간 전기차 53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16GWh 규모의 신규 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이번 협업으로 현재 세계 9위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을 단번에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미 기본적인 계약 내용에 대한 합의가 끝난 상태고, 현재 출자비율과 건설장소, 완성시기 등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미 SK이노베이션이 건설 중인 헝가리 코마롬에 JV 공장을 만들 경우 테슬라 '기가팩토리'에 육박하는 초대형 배터리 생산단지가 만들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연말까지 코마롬 1공장(7.5GWh)을 준공해 본격 가동할 계획이고, 여기에 2공장(10GWh)까지 준비하고 있다.
이를 모두 합치면 코마롬 단지의 총 생산 규모는 무려 33.5GWh에 이른다. 이는 미국 네바다주에 있는 테슬라와 파나소닉의 합작공장 기가팩토리(35GWh)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서산 공장(4.7GWh)에 이어 헝가리 코마롬 1(7.5GWh), 중국 창저우 (7.5GWh) 공장까지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2020년 상반기 연간 약 20GWh까지 생산 규모를 확보한다. 또 오는 2022년에는 코마롬 2(약 9GWh)와 미국 조지아(9.8GWh)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어서 약 40GWh까지 생산량이 늘어난다. 여기에 JV로 16GWh를 더하면 2022년 연 60GWh 생산목표를 달성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누적으로 올해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LG화학이 10.4%로 4위고, 삼성SDI는 3.0%로 6위, SK이노베이션은 1.1%로 9위다. 그나마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최근 공격적인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삼성SDI가 대형 투자계획을 내놓지 않는 한 전기차 배터리에 한해서는 순서가 뒤바뀔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 동안 그만큼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체 배터리 시장에서는 1분기 기준으로 삼성SDI가 1조7301억원의 매출을 거둬 LG화학(1조6501억원)에 간발의 차로 앞서 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