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값 하락에 부진 길어지자
국내외IB 적자전환 잇단 예측
업계 "최악상황 고려한 것일 뿐"
영업익 3분기 1兆대 반론도
국내외IB 적자전환 잇단 예측
업계 "최악상황 고려한 것일 뿐"
영업익 3분기 1兆대 반론도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올 하반기 회복' vs '내년까지 적자지속'
국내 전문가 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도 SK하이닉스가 연내에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에 미·중 무역전쟁까지 겹치면서 수요가 예상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악에 최악을 더한 상황'일 뿐, 적자 예측은 과하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의 미세공정 전환이나 증설 속도 조절이 관건으로 꼽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는 올해 2∼3분기 부진을 이어가다 4분기 적자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적자 규모는 17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인 1조3665억원보다 1조5000억원 가량 급락한 수준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전망을 한 이유로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며, 가격 하락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요가 회복되는 신호가 보이지 않아 메모리 반도체의 '다운 사이클(하락국면)'이 2020년 상반기까지 지속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달 국내 메리츠종금증권에서도 SK하이닉스의 올 4분기 적자 가능성을 제기했다. 예상 적자 규모는 2776억원으로 UBS의 전망보다 컸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들의 올 '상저하고' 예상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은 최근 시장 상황이 당초 예상보다 더 나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서버 D램 수요업체들은 32GB 모듈을 100달러 이하에 팔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의 공정 원가가 90달러대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도 올해 3분기 D램 가격 예상 하락치를 기존 10%에서 최대 15%로 더 낮췄다. 4분기 역시 10% 하락하며 두자릿수 내림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장 전망이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것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 전쟁 등 부정적인 요인을 극대화하다 보니 나온 전망"이라며 "아직 대부분은 이 정도 수준까지 실적이 악화할 거라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2분기 8000억원대로 저점을 찍은 뒤 3분기 1조원 대를 회복하고, 4분기에는 1조2000억원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올해 내내 이어지는 재고 압박과 화웨이 제재에 따른 모바일 수요 위축 등을 추가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고 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미·중 무역 갈등에 화웨이 등 고객 리스크 상존, 서버업체의 보수적인 투자 집행 지속 등으로 IT 전반의 수요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반도체 수요 회복으로 내년 이후 다시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여전히 가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주요 제조업체들이 출하량을 줄이거나 미세 공정 전환속도를 늦추는 등 감산의 의지가 뚜렷한 만큼 실적은 조만간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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