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공개석상에 오른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사진)가 미국·중국 등 글로벌 IT 기업들에 맞서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해진 네이버 GIO는 1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디지털G2 시대, 우리의 선택과 미래 경쟁력'을 주제로 열린 행사에 대담자로 참가해 "전세계 99%가 거인에 잠식됐을 때 버티고 저항해 살아남은 회사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면서 "국경없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과 규제 등을) 글로벌한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경쟁이 힘들다"고 밝혔다.
공개적인 자리에 등장하는 것을 꺼려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이해진 GIO가 이날 강연에 나선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이해진 GIO가 강연장에 나선 것은 이날 행사가 인터넷 상용화 20주년을 맞아 열린 만큼 20주년을 맞은 네이버로서도 의미있는 행사라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인터넷시장은 구글, 페이스북 등 다국적 IT기업들이 전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의 구글, 페이스북은 물론 중국의 텐센트, 알리바바 등이 대표적인 IT 공룡이다. 특히 구글은 전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검색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만 네이버가 구글을 앞지르고 있다.
이해진 GIO는 네이버를 비롯해 국내 IT 기업들이 IT 공룡과 경쟁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연구개발 등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회사는 어떻게 기술이 뒤처지지 않고 이길수 있을까 고민만 해도 벅찬데, 사회적 책임을 묻고 탐욕적이고 돈만 아는 회사라고 하는 건 과한 것 같다"며 "(사회적인 부분은) 정치나 사회에서 해결해주고 기업은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국가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진 GIO는 이날 대담을 진행하며 다양성, 데이터주권 등을 강조했다. 이해진 GIO는 "검색은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다"며 "한글을 잘 지키려면 반드시 좋은 검색 엔진이 있어야 한다는 엔지니어로서의 사명감으로 기술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다국적 기업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혼자가 아니라 연합군이 필요하다"며 "유럽에 가서 일했던 것은 거대 제국주의 회사에 맞서 연합국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네이버는 유럽에서 펀드를 조성하고 현지 스타트업에 간접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네이버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신사업에 대한 준비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이해진 GIO는 "창업할 때 벤처 투자 개념이 처음 생겨 큰 투자를 받았고, 오늘날 네이버가 됐다"며 "후배 벤처들이 나올 때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또 내년에 재미있는 서비스들이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위수기자 withs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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