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A씨는 목돈마련을 위해 고민하던 중 설계사로부터 종신보험을 추천받았다. 해지환급금이 없는 대신 기존 상품보다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이었다. 게다가 은행 예금금리보다 높은 2.5% 이율을 고정금리로 제공하고, 20년 후 보험료 납입을 완료하면 환급률이 일반상품 보다 25%가량 높은 상품이라는 설명을 듣고 바로 가입했다. 3년 후 실직한 A씨는 보험료 납입이 어려워 계약을 해지했으나 해지환급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해 신중치 못했던 것을 후회했다.
해지 시 환급금을 거의 돌려받을 수 없는 보험상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해당 상품들은 대부분 일반보험 상품보다 저렴한데, 이에 혹한 소비자들이 늘어 주의가 요구된다.
20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해지환급금이 아예 없거나 적은 보험상품의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무해지환급금·저해지환급금 보험상품의 초회보험료는 2016년 439억원에서 2018년 1596억원으로 3.6배가량 늘어났다.
생명보험사는 2015년 7월부터, 손해보험사는 2016년 7월부터 무해지환급금 보험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이들 보험사는 2019년 3월까지 총 405만2000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러한 보험상품은 일반상품보다 보험료가 낮지만, 보험계약 해지 시 해지환급금이 전혀 없거나 기존 보험상품보다 30%~70% 더 적을 수 있어 보험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보험사들은 주로 종신보험, 치매보험, 암보험, 어린이보험 등 주로 보장성보험을 무해지환급금 보험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만약 보험소비자가 목돈 마련이나 노후 연금 등을 목적으로 보험가입을 희망한다면 저축성보험이나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소비자는 보험가입 시 보험약관이나 상품 안내 자료에서 보험료뿐만 아니라 기간별 해지환급금 수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며 "소비자가 불이익을 겪지 않도록 보험상품 안내 제도를 개선하고 불완전 판매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해지하더라도 환급금이 아예 없거나 적은 무해지환급금·저해지환급금 보험상품들이 다수 판매됐다. 금융감독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