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속을 헤엄치며 방사성물질을 제거하는 마아크로미터(㎛) 크기의 수중로봇이 개발됐다. 방사성 폐수처리는 물론 산업 폐수 정화, 수계 환경 정화 등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박찬우 박사 연구팀이 방사성 폐수 속을 유영하면서 방사성물질인 '세슘'을 감지·제거하는 '화학적 미세 수중로봇'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미세 수중로봇은 머리카락 두께의 10분의 1 수준인 7㎛ 크기로, 육안으로 보면 파우더처럼 생겼다. 몸체는 세슘을 흡착하는 '페로시안화구리'를 입힌 이산화규소 마이크로입자로 제작됐으며, 입자 한쪽 면에는 백금 촉매와 니켈을 코팅해 운동 능력을 갖췄다.
방사성 폐수에 미세 로봇과 과산화수소를 함께 넣으면, 백금 촉매와 과산화수소가 화학적 반응을 통해 산소 방울이 생기는 데, 이를 추진력으로 삼아 물 속에서 움직인다. 또 자성을 지닌 니켈의 특성을 이용해 외부에서 자기장으로 로봇의 이동을 원격 제어할 수 있다.
방사성 세슘을 제거하는 화학적 미세 수중로봇의 개념도로, 크기가 7마이크로미터로 매우 작으며, 세슘 흡착물질로 몸체를 구성하고 있다. 백금 촉매와 니켈이 코팅돼 있어 운동능력도 갖췄다.
원자력연 제공
수중로봇은 흡착 물질이 입혀진 몸체를 이용해 세슘을 빠른 속도로 제거한다. 움직이지 않는 기존의 수동형 흡착제에 비해 세슘 제거 속도가 60배 가량 빠르고, 폐수 속에 세슘과 비슷한 특성을 지닌 나트륨과 같은 경쟁 이온이 있어도 98% 이상 세슘을 성공적으로 제거할 정도로 성능이 우수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외부에서 자기장을 조절해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어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고, 세슘 포획 후 미세로봇만 회수해 방사성폐기물로 분리·처분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박찬우 원자력연 박사는 "세슘은 환경에 유출될 경우 장기간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방사성 폐수 정화 과정에 반드시 처리해야 할 핵종"이라며 "앞으로 보다 친환경적인 추진체를 개발하고, 원격제어기술을 보완해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사성물질인 세슘은 물에 잘 녹아 외부 유출 가능성이 높지만, 제거가 까다롭고, 반감기도 30년으로 길다. 또 감마선을 방출하고, 체내 흡수 시 근육 등에 축적되는가 하면, 환경에 유출되면 장기간 생태계에 영향을 준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박찬우 원자력연 박사가 현미경을 통해 미세 수중로봇이 기포를 발생하며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