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원 경제교육단체협의회 사무총장
![[이옥원의 낯익은 미래] 인류는 AI와 공존 가능한가](http://contents.dt.co.kr/images/201906/2019061902102369660001[1].jpg "[이옥원의 낯익은 미래] 인류는 AI와 공존 가능한가")
알파고가 이세돌과 바둑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알파고의 놀라운 학습 능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이 바둑을 이기기 위해서는 헤아릴 수도 없는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바둑판의 칸은 361개이다. 바둑은 첫 수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2만 9960가지나 된다고 한다. 여기에 361개의 점을 모두 채워가는 경우의 수는 자그마치 10의 170제곱 가지다. 바둑에 대한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려면 슈퍼컴퓨터로도 수십억 년이 필요할 정도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바둑을 두면서 형세 판단도 해야 하고, 죽은 돌 자리에 다시 둘 수 있는 규칙 등까지 적용하려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이었다.
그래서 알파고를 개발한 기업은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대신 딥 러닝 기술을 이용했다. 컴퓨터가 입력된 데이터를 토대로 학습 능력을 키우는 것을 딥러닝이라고 하는데, 이를 위해 기업에서는 바둑 기보 3000만 건을 입력해 규칙을 가르친 뒤, 하루에 3만 번씩 대국을 두게 했다. 한 달이면 1백만 번을 대국하는 셈으로 인간이 연간 1천 번씩 둔다고 해도 1천년 동안 대국하는 것과 같다.
2015년 10월 알파고는 첫 번째로 중국의 바둑 기사와 5판을 두었는데, 어렵지 않게 완승을 거뒀다. 그리고 찾은 바둑기사가 바로 이세돌 9단. 그러나 이세돌 9단도 5번의 대국에서 단 한 번 이겼을 뿐 4번을 알파고에게 패했다. 물론 알파고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슈퍼컴퓨터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인공지능의 범주에 넣는 게 맞다고 본다. 인공지능이 어느 새 우리 주변에 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인공지능의 개발과 발전 속도가 상상을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2016년 2월 뉴욕타임즈는 '로봇이 월스트리트를 침공했다'며 대대적으로 뉴스를 내보냈다. 즉 월스트리트의 금융분석프로그램인 '캔쇼'를 기사로 다루며 로봇이 월스트리트를 침공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캔쇼는 연봉 50만 달러의 전문가가 40시간 동안 해야 할 일을 단 몇 분 만에 깔끔하게 해치워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한편으로는 사람의 직업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된다는 뜻일 것이고, 또 하나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이 그만큼 빠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화다. 살아있는 아이언맨으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 기술은 악마를 소환하는 일이며 핵무기보다도 위협적'이라고 말했고, 영국 옥스퍼드대 인간미래연구소는 '세상의 종말을 이끄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인공지능'을 지목했다.
![[이옥원의 낯익은 미래] 인류는 AI와 공존 가능한가](http://contents.dt.co.kr/images/201906/2019061902102369660001[2].jpg "[이옥원의 낯익은 미래] 인류는 AI와 공존 가능한가")
미국의 로봇공학과 인공지능 전문가인 한스 모라벡은 '2010년대의 인공지능이 곤충 수준이었다면, 2020년대에는 쥐, 2030년대에는 원숭이, 2040년대에는 인간 정도의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래학자이자 인공지능 연구가인 미국의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이 되면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로 싱귤래리티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일상에 깊게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늘상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자동비행시스템, 자율주행 자동차, 암 치료 연구, 서비스 분야 등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당연히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핵심 기술임을 의심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계 각국은 물론 IT기업들 역시 인공지능 기술에 사활을 걸 정도로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최근 인공지능을 위협적인 존재로 여겼던 일론 머스크도 인공지능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그는 소수에 의해 개발되는 인공지능을 누군가 악용하면 사회에 해악을 끼칠 것을 우려해, 누구라도 함부로 악용할 수 없도록 자신이 세운 인공지능 회사의 모든 소스를 오픈해 막겠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가 영화 속 이야기 같지만 언제든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머리를 맞대고 인류와 인공지능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 개발자들은 개발 원칙을 지키는 것은 물론 인류를 위하는 마음으로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싱귤래리티가 온다고 하더라도 공존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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