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 방북에 시한 일주일 채 안돼
한미 前 난항
정치권 "北中 공들이고 무시당해"
文 한반도 조정자 운신폭 좁아져
한미 前 난항
정치권 "北中 공들이고 무시당해"
文 한반도 조정자 운신폭 좁아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북한 방문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했던 '한미정상회담 전 남북정상 회담'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시 주석의 20~21일간 방북일정을 감안할 때 현재 남북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날짜가 일주일 안도 채 되지 않다.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정상'은 물리적으로 어려운 것이다.
청와대도 18일 이 같은 현실 부인하지 않았다. 이에 국내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토록 중국과 북한에 공을 들이고도 무시당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남북정상회담이) G20 정상회의 전이 될지 후가 될지는 모르겠다"면서 "남북정상회담을 해서 남북이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는 아닐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라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보다 북중 정상회담이 열려 한반도 비핵화에 도움이 된다면 그 것이 더 좋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재 우리 외교가 안팎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북유럽 3국(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순방 과정에서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회담' 제안을 한 것은 문 대통령을 비롯한 우리 정부가 시 주석의 방북 추진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고, 지난 주중에 시 주석이 방북하기로 결정된 사안들을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나 북한에게서 우리 정부 '패싱'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문 대통령이 북유럽 3국 순방에서 연이어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하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14일에는 대화 분위기에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어 "저희는 (남북정상회담)시기에 너무 매달리기보다는 어떤 길로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의 길을)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가장 효율적인지를 매 순간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청와대의 반응이 지나치게 긍정적이라는 지적이 야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미중 협상 카드의 하나로 활용될 소지가 커졌지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이라는 배경이 든든해진 북한 역시 미국과 협상에서 목소리를 높일 소지가 크다.
결과적으로 한반도 조정자론까지 내세웠던 우리 정부의 입장이 크게 위축됐다. 무엇보다 동맹인 미국의 "대중 외교 노선에 동참하라"는 압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현재 북한과 중국이 만나는 것에 있어서 우리 정부가 (사전에) 긴밀히 협의했다는 것은 우리 정부의 의중이 담겨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서 미국과 중국은 비핵화 부분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일치된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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