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북제재 이탈 경계
시진핑 주석 행보 예의주시
美 행정부 대응책 마련 고심
美北협상 교착 돌파구 기대도
시진핑 주석 행보 예의주시
美 행정부 대응책 마련 고심
美北협상 교착 돌파구 기대도
워싱턴 AP=연합뉴스
시진핑 20~21일 방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는 북한의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며 중국의 대북제재 대열 이탈을 견제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측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시진핑 국가주석이 오는 20일과 21일 북한을 방문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미국은 파트너 국가 및 동맹국들, 중국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상회 상임이사국들과 함께 북한의 FFVD라는 공동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해 북한의 FFVD를 언급한 것은 시 주석이 북한 국빈방문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 밀착하며 대북 최대압박 공조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단속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미·중 양국의 무역전쟁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G20 무역담판을 별러왔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을 강하게 압박해 미국에 유리한 무역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인 것으로 예상됐다. 재선 도전을 선언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다음 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타결로 이끌고, 이를 중대 치적으로 내세우며 재선가도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기대도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시 주석이 방북 카드를 꺼내 들며 북한이란 협상 지렛대를 추가하자 대응책 마련에 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연말로 시한을 설정하며 '새 계산법'을 미국에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시 주석의 방북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통해 중국과의 밀착을 강화하고 '미국이 오판할 경우 새 길을 가겠다'는 올해 신년사의 경고를 상기시키며 압박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시 주석 방북에 대해 백악관이 내놓은 입장에서도 이러한 고민이 묻어난다. "우리의 목표는 북한의 FFVD 달성"이란 백악관의 표현은 중국도 최대압박을 토대로 한 미북협상을 통해 북한의 FFVD 달성에 목표를 둬야 한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4월 방러한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한 시 주석과 지난 5일 정상회담을 하고, 이번에는 시 주석이 북한을 찾아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북한의 단계적 접근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을 경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시 주석의 방북과 G20,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등 중대 외교일정이 연달아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시 주석이 미북협상 교착 돌파를 위한 핵심적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행보를 지켜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선은 다소 복잡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지난해부터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고 미북 정상회담까지 이어지던 일련의 상황을 고려하면 시 주석의 방북 역시 재개 전망이 어둡던 미북협상에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최근 친서를 받는 등 정상 간 소통을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시 주석의 방북이라는 중대 변수가 등장한 만큼 이를 계기로 전개될 미북협상의 향방을 민감하게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