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1분기 성장성·수익성·안정성 지표에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 매출액증가율, 영업이익률은 하락하고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상승했다.
18일 한국은행은 올 1분기 외부감사대상법인(상장·등록기업 포함) 1만7200개 중 3333개사에 대한 1분기 재무제표를 표본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1분기 매출액증가율은 전분기(6%) 대비 -2.4%로 하락했다. 매출액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6년 3분기 -4.8% 이후 처음이다.
업종별로 보면 같은 기간 제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8.5%에서 -3.7%로 떨어졌다. 비제조업의 매출액증가율 역시 2.6%에서 -0.7%로 낮아졌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6.6%에서 -2.3%로, 중소기업이 3.7%에서 -2.8%로 모두 매출액증가율이 하락했다.
이성호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2016년 3분기에는 국제유가 하락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면 올해 1분기는 반도체 가격 하락과 출하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수익성 지표도 나빠졌다. 매출이 감소했을 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줄었기 때문이다. 재료·인건비와 이자 등의 비용 요소가 영업이익에 반영된다.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은 5.3%로 작년 동기(7.5%)보다 내려갔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8.2%에서 5.8%로 낮아졌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제조업이 9.1%에서 5.7%로, 비제조업이 5.4%에서 4.6%로 각각 하락했다. 하락세는 대기업(7.7%→5.1%)과 중소기업(6.7%→6.0%)을 가리지 않았다.
최신 한은 과장은 "고정비가 늘었거나 판매수익이 감소한 탓"이라며 "한국전력의 적자가 제법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분기별 수익성은 계절적 요인을 반영해 전분기가 아닌 전년 동기와 비교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기업들의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나눈 비율인 이자보상비율은 479.2%로 집계됐다. 2016년 3분기(443.3%)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82.1%에서 86.7%로, 21.8%에서 22.8%로 작년 4분기 대비 상승했다. 이 지표의 상승은 안정성 악화를 의미한다. 다만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올라간 데는 올해부터 기업 회계에서 '운용리스' 중 리스자산과 리스부채가 각각 자산과 부채로 인식된 점도 작용했다.
부채뿐 아니라 자산도 늘어나 기업들의 총자산증가율은 올해 1분기 3.2%로 전년 동기(1.8%) 대비 상승했다.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금융리스 뿐 아니라 운용리스도 총자산으로 인식됐다. 이 팀장은 "운용리스는 주로 항공기와 점포 등 도소매·운수업에 많다"며 "리스자산과 리스부채가 재무제표에 반영돼 부채와 자산이 모두 증가한 결과"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