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북 카드… 트럼프, 복잡해진 미북·미중협상 셈법

G20 미중합의로 재선가도 동력 삼으려던 구상에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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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북 카드… 트럼프, 복잡해진 미북·미중협상 셈법
올해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오는 20∼21일 방북할 예정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북·미중협상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미·중 양국의 무역전쟁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열흘 후 열리는 G20에서 시진핑 주석과 무역담판을 지을 예정이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을 강하게 압박해 미국에 유리한 무역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인 것으로 예상됐다.

재선 도전을 선언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다음 주 열리는 G20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타결로 이끌고 이를 중대 치적으로 내세우며 재선가도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구상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시 주석이 방북 카드를 꺼내 들며 북한이라는 협상 지렛대를 추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 순조롭게 현실화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진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G20 목전에서 미·중 무역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시 주석의 의도가 어떤 식으로 구체화할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북중정상회담에 이어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고 북미정상회담까지 이어지던 일련의 상황을 고려하면 시 주석의 방북 역시 재개 전망이 미북협상에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김 위원장에게 최근 친서를 받는 등 정상 간 소통을 이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시 주석의 가세라는 중대 변수가 등장한 만큼 이를 계기로 전개될 북미협상의 향방을 민감하게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미언론 등 외신들은 신속히 속보를 전하며 그 향배에 촉각을 세웠다.

외신들은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이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개최될 것으로 점쳐지는 미·중 정상회담을 약 일주일 앞두고 이뤄지는 점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그 배경을 주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중 모두 미국과 대립하는 때에 중국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핵화 회담이 극적으로 실패한 이후 고립됐던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외교적 승리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북이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14년 만에 이뤄지는 일이라는 점을 거론, "중국은 유엔 제재하에 있는 국가(북한)에 대한 가장 중대한 동맹이자 경제적 구명줄"이라고 덧붙였다.

WP는 북·중 정상 모두 각각 무역과 비핵화 문제를 놓고 워싱턴과 교착상태에 놓여있는 가운데 이번 방북이 이뤄진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간 무역 전쟁이 험악해지기 전에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김정은을 압박하도록 하는데 시 주석의 도움에 의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WP는 북중미 3자간 역학 구도가 지난 6개월간 무역 전쟁 확전으로 미·중 간 관계가 틀어진 상황과 맞물려 변화를 겪어왔다면서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이 '하노이 노딜' 이후 몇달간의 휴지기 및 교착국면 끝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타계에 대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판문점 조의 전달,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개최 의사 표명 등 최근 북한 관련 움직임이 잇따라 일어난 가운데 이뤄진다는데 의미를 뒀다.

미 CNN방송은 "이번 북·중 정상 간 만남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G20 정상회의 한 주 전에 열린다"며 "북미 간 핵 협상이 교착된 가운데 개최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번 방문이 북중 수교 70주년 시기에 맞춰 이뤄졌으며 양국 정상이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전하면서 북미간 핵 프로그램 협상이 명확한 교착상태에 빠진 사운데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AFP통신은 시 주석의 방북은 중국 최고지도자로서 2005년 후진타오 전 주석 이후 처음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이 예상되는 오사카 G20 정상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이뤄진다고 전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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