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택사업 규제의 그림자
수익성 떨어져 인기없던 관급공사
대형사 현금유동성 확보위해 가세
역세권 청년주택 등 수주전 가열
수익성 떨어져 인기없던 관급공사
대형사 현금유동성 확보위해 가세
역세권 청년주택 등 수주전 가열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주택 사업을 계속해서 옥죄자 건설업계가 일감 확보를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그동안 수익성이 떨어져 외면해왔던 관급 공사에 뛰어들면서 먹거리가 줄어든 중견 건설사들은 점점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주택 사업 규제로 건설사가 체감하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최근 발표한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에 따르면 이달 재개발·재건축 수주전망 지수는 재개발 86.5, 재건축 85.2로 지난달보다 각각 6.4포인트, 1.8포인트 하락했다.
주택 사업 전망이 밝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건설사들은 사업 방향을 틀어 가로주택정비사업, 중소형 규모 재건축,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건설사들은 이들 사업이 과거 추진되는 사업지가 제한적인 데다, 층수 규제 등으로 일반분양 가구수가 적어 외면해왔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규제를 완화하면서 사업을 적극 장려하자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수주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대·대·광(대구·대전·광주) 지역 중 대구 중구에 위치한 1090억원 규모의 78태평상가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따냈다. 이 사업은 당초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 대림산업, 호반건설, 동부건설, 반도건설 등이 참여했고 최종 현대건설과 동부건설 2파전으로 좁혀졌다. 현대건설은 대구 중구 동인동 1가 116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37층 아파트 3개동, 373가구 및 오피스텔 85실, 근린생활시설을 짓는다. 이 단지 인근의 77태평아파트 소규모 재건축 사업은 삼호가 같은 달 따냈다. 삼호는 동양건설산업과 맞대결을 펼친 결과 조합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이 사업을 따냈다. 대구 중구 태평로1가 23-1번지 일원에 지하 3층∼지상 42층 규모 518가구(오피스텔 114실 포함)의 주상복합 건물을 짓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1071억원이다.
중소형 재건축 사업의 경우 롯데건설이 지난달 대구 달서구에서 1407억원 규모의 달자01지구 재건축 사업을 품었다. 롯데건설은 지하 3층∼지상 25층,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594가구를 짓는다.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도 관심이 뜨겁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2016년 2030 역세권 청년주택 정책을 발표하고 3년간 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보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공급 물량이 3만 가구 더 많아져서다.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8만가구 공급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이 현금 유동성 확보, 인력 재배치 등의 이유로 공공공사 수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면서 "대형건설사가 일감을 모두 따가면서 중소 건설사들은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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