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LG 떠난 사업들, SK에서 또 ‘잭팟’ 터뜨리나

SK실트론·KCFT 등 잇따라 인수
반도체 사례 다시 밟을지 기대 커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범 LG 떠난 사업들, SK에서 또 ‘잭팟’ 터뜨리나
전북 정읍 KCFT 공장 전경.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프로야구에서 속설로 떠도는 '탈LG' 효과를 SK가 기업 M&A(인수·합병) 시장에서 또 한번 누릴 수 있을까.'

최근 SKC가 범 LG 계열이었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동박 제조업체인 KCFT를 인수하면서, SK그룹이 SK실트론과 SK하이닉스에 이은 범 LG 계열 인수 후 '잭팟'을 또 터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이 SK실트론에 이어 KCFT까지 범 LG 계열사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향후 실적 등 M&A(인수합병)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SK하이닉스로부터 시작해 SK실트론 등 LG그룹과 관련이 있는 업체들이 SK로 넘어와 엄청난 실적 성장세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사실 현대그룹 계열사로 분류하는 것이 맞지만, 1999년 외환위기 당시 당시 정부의 압박으로 LG그룹이 LG반도체를 현대전자에 넘겼기 때문에 양쪽의 조직문화가 미묘하게 섞여있다.

이후 경영난에 시달린 현대그룹이 2001년 SK하이닉스를 포기했고, 이후 외환은행 등 채권단의 관리를 받다가 2012년 SK텔레콤이 인수하면서 SK 계열로 편입했다. 인수 첫 해까지만 해도 적자였던 SK하이닉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원을 앞세워 지난해 영업이익 20조원을 달성하는 등 그룹 최대 효자로 등극했다.

LG가 2017년 SK(주)에 매각한 SK실트론 역시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LG 계열이었을 당시 연결 기준 연 8000억원 안팎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1조3000억원까지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2016년(340억원)과 비교해 10배 이상(3804억원) 급증했다.

재계에서는 KCFT 역시 비슷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CFT의 경우 1996년 LG금속 내 동박사업부에서 출발해 LG그룹 계열분리 당시 LS그룹으로 편입했고, 지난해 글로벌 사모펀드인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가 3000억원에 매입했다가, 이번에 SKC가 다시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1년 만에 4배나 비싼 가격에 인수한 셈이지만 증권업계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3년 이후 친환경 차량 판매 의무제도로 인한 전기차 투자 확대 등으로 동박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며 "동박은 배터리 관련 소재 중 분리막과 함께 가장 높은 EBITDA 마진율(15% 이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C 역시 공격적인 투자로 생산능력을 오는 2022년까지 3배 가량 늘린다는 목표다.

재계에서는 과거에는 SK와 LG가 통신 외에는 거의 부딪칠 일이 없었지만, 점차 겹치는 사업 영역이 늘면서 경쟁 또는 M&A 거래가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유·통신 등이 주력이었던 SK가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모빌리티 등 여러 사업영역에서 경쟁 또는 협력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체제 이후 자체 육성 중심이었던 LG그룹이 계열사 인수 또는 매각으로 '선택과 집중'으로 바뀌는 분위기고, M&A 빅딜로 성장한 SK는 LG 계열의 안정적인 사업 역량을 높이 평가할 것"이라며 "프로야구에서 박병호, 서건창 등 LG를 떠나 성공한 선수들처럼 기업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이어질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