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회사 김치·와인 高價 강매, 태광그룹 총수일가의 ‘갑질’

19개 계열사 법인 검찰에 고발
공정위, 21억8000만원 과징금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가족회사 김치·와인 高價 강매, 태광그룹 총수일가의 ‘갑질’
횡령·배임 등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차 파기환송심 1회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가족 회사의 이익을 위해 그룹계열사들에게 김치와 와인을 사도록 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이 검찰에 고발됐다.

김치는 일반 김치보다 2~3배 비쌌지만 식품위생법 기준도 맞추지 않은 불량 김치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태광그룹 소속 19개 계열사가 총수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티시스'의 사업부인 '휘슬링락CC'로부터 김치를 고가에 구매하고, 역시 총수일가 지분율 100%인 '메르뱅'으로부터는 합리적 기준 없이 와인을 사들인 사실을 적발했다. 공정위는 이에 이 전 회장과 김기유 그룹 경영기획실장은 물론 태광산업과 흥국생명 등 19개 계열사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1억8000만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전 계열사를 통원해 총수일가 소유 회사인 휘슬링락CC가 식품 위생법을 위반해 생산한 김치를 512톤, 95억5000만원어치 구매토록 했다. 이 과정에서 각 계열사에 구매량을 할당하고, 각 계열사는 부서별로 다시 할당했다. 또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등 계열사들은 휘슬링락CC 김치를 사내근로복지기금 등으로 구매해 직원들에게 급여 명목으로 지급했다. 아울러 2015년 7월부터는 계열사 운영 온라인 쇼핑몰 내에 직원전용 사이트인 태광몰을 구축해 김치구매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까지 동원했다.

임직원들이 받은 김치는 제대로 된 김치도 아니었다. 강원도 홍천의 한 영농조합에서 위탁 제조됐으나 식품위생법에 따른 시설기준이나 영업등록, 설비위생인증 등을 준수하지 않아 고발돼, 현재 재판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 김치는 월등히 비쌌다. 알타리무김치든 배추김치든 1㎏당 1만9000원으로 계열사에 팔렸다. CJ '비비고' 김치의 경우 배추김치는 ㎏에 6500원, 알타리무김치는 7600원이라는 점에서 태광의 '회장님표' 김치는 2~3배 비싼 것이다.

여기에 총수일과 소유회사인 메르뱅으로부터는 와인 46억원어치를 아무런 합리적 고려나 비교과정 없이 구매토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치구매 포인트와 같이 메르뱅 와인을 임직원 명절 선물로 지급할 것을 계열사에 지시했으며, 계열사들은 복리후생비 등 회사비용으로 메르뱅 와인을 구매해 임직원 등에게 지급했다.

이를 통해 태광 소속 전 계열사들이 2년 반동안 김치와 아인 구매를 통해 총수일가에게 제공한 이익 규모는 최소 3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공정위 측은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휘슬링락CC와 메르뱅 모두 총수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기업가치를 제고한 후, 지배력 확대와 경영권 승계에 이용될 우려가 상당했다"며 "일감몰아주기에 힘입어 사업기반을 확대하는 등 골프장 시장과 와인 유통시장에서 경쟁까지 저해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태광그룹 관계자는 "현재 공정위로부터 의결서를 공식적으로 받지 못한 상태"라면서 "향후 대응 방향은 의결서를 받아본 뒤 검토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