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팔도가 '한정판 마케팅'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우동 국물 스프를 별첨한 윈터 에디션과 매운맛을 강화한 '괄도네넴띤' 등을 통해 비수기인 올 1분기 매출을 작년동기대비 40% 넘게 늘렸다.
17일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닐슨코리아 제공)에 따르면 팔도비빔면은 지난 1분기에 151억4400만원의 매출을 기록, 브랜드별 매출 순위에서 자사의 왕뚜껑(9위)에 이은 10위에 올랐다. 차가운 라면의 비수기인 1분기에 팔도 비빔면이 매출 톱 10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액만 놓고 봐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1분기 매출 151억4400만원은 지난해 1분기 107억8400만원보다 40.4% 늘어난 것이며 지난해 2분기 매출 148억5800만원보다도 많다. 일반적으로 비빔면 매출이 날씨가 더워지는 2~3분기에 절정을 이룬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비빔면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비빔면은 왕뚜껑과 함께 팔도의 라면 사업을 이끄는 양대 축이다. 하지만 사계절 고른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왕뚜껑과 달리 여름 시즌에 매출이 집중돼 '겨울~봄 시즌' 매출을 늘리는 것이 숙제로 지적돼 왔다. 이를 다양한 한정판 콘셉트 제품들로 극복해 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매출 급증의 일등 공신은 지난 2월 선보인 35주년 한정판 '괄도네넴띤'이다. 괄도네넴띤은 팔도비빔면을 모양이 비슷한 한글로 바꿔 쓴 '야민정음'으로 표현한 이름이다. 젊은 층의 취향에 맞게 매운 맛을 5배 강화하고 레트로풍 포장을 적용해 SNS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팔도가 준비한 500만개의 한정 수량은 한 달만에 완판됐고 이후 추가 생산이 이어지며 1000만개 가까이 판매됐다. 1분기 비빔면 매출 중 괄도네넴띤 매출은 33억원으로 전체의 20%에 달한다. 최근 위메프와 CU 등이 활용하고 있는 '야민정음 마케팅'의 성공 사례라고 부를 만하다.
지난해 12월에는 비수기인 겨울 시즌을 맞아 '윈터 에디션'을 내놓기도 했다. 기존 비빔면에 가쓰오 우동국물 스프를 추가해 비빔면과 따뜻한 국물을 함께 즐기라는 취지다. 지난해 봄에도 벚꽃 모양 어묵을 넣은 '봄꽃 비빔면'을 출시하는 등 '계절면' 이미지를 역이용한 마케팅을 연이어 펼쳤다. 한정판 효과에 봄·겨울 시즌에 2200만개가량 팔리던 비빔면은 지난해 같은 기간 3600만개 이상 판매되며 지난해 연간 1억개 판매 돌파를 이끌었다.
한정판 비빔면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원조' 팔도 비빔면도 상승효과를 누렸다. 지난 3월에만 1000만개를 판매하는 등 여름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최근 팔도는 '비빔면' 브랜드를 이용한 '스핀오프' 제품으로도 재미를 보고 있다. 팔도 비빔면에 들어가는 비빔장을 따로 담은 '팔도 만능 비빔장'에 이어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가정간편식(HMR) 비빔밥 등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팔도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들의 계절면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있다"며 "괄도네넴띤의 인기로 비빔면 브랜드의 인지도가 향상되며 매출이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팔도가 연이은 한정판 비빔면을 통해 비수기 매출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팔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