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하반기에도 경기저점 탈출 어려운 이유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동향분석팀장

  •  
  • 입력: 2019-06-16 18:17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포럼] 하반기에도 경기저점 탈출 어려운 이유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동향분석팀장
올해가 절반이 지나고 있다. 상반기 글로벌 경제와 한국 경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올해 상반기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이슈는 미중 무역분쟁의 재점화일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미·중 무역 갈등은 올해에는 어느 정도 해결점을 찾지 않을까라고 예상했었다. 서로 보복 관세를 매기고 갈등을 빚는 것이 그렇지않아도 둔화되는 자국 경기에 해가 될 것임을 알고 있는 양국의 지도자 및 정책 당국이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예상이 아니라 희망이었다.

5월이 지나면서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하반기에 미국과 중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만나고자 하는 제스처가 나올 수는 있겠지만, 올해 양국이 만족하는 타협점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이유는 미중 무역 갈등은 단순한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를 해결하는 데 있지 않고, 첨단기술 패권을 둘러싸고 떠오르는 차이나테크에 대해서 기존의 넘버원인 미국이 견제를 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양국의 국내 정치적인 상황도 한몫 하는 양상이다. 중국 내에서 커져가고 있는 반정부 움직임에 대한 통제와 감시에 대한 관심을 무역 이슈로 돌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데,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는 굳이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자국의 안보와 경제를 강조하면서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것이 내년도 재선 당선을 위해서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기여를 할 수 있는데, 너무 빨리 타협을 하면 그 약효가 내년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마 내년 상반기까지는 무역 갈등 이슈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글로벌 경제 리스크 요인은 브렉시트였다. 영국의 EU 탈퇴 시점인 3월말이 다가올수록 영국에서 아무런 합의 사항을 내놓지 않으면서 노딜브렉시트가 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되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불확실성이 팽배했었지만 결국 브렉시트는 발생하지 않았고 그 결정은 하반기로 넘어갔다. 그러는 사이 한국과 영국은 자유무역협정에 원칙적인 타결을 맺어, 노딜브렉시트가 발생해도 영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상품에는 기존 한-EU FTA 관세 수준을 유지하게 되었다. 양국은 브렉시트 예정일인 10월 31일 이전에 FTA 발효를 추진하기로 하였으며, 이번 FTA 체결로 브렉시트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

상반기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이슈는 수출이 무너진 것이었다.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 구조임을 고려하면 올해 수출 증가율이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한 번도 플러스를 기록하지 않았던 것은 경제 위기 의식을 불러 일으켰다. 수출 부진의 원인은 미중 무역갈등과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와 수입 수요 약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이에 더해 작년 수출을 주도했던 IT 산업, 그 중에서도 반도체 부문의 글로벌 시장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세계 반도체시장 전망 기관인 WSTS(World Semiconductor Trade Statistics)에 따르면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4901억 달러로 전년 대비 2.6%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2017~2018년 각각 21.6%, 15.9% 성장한 것에 비해 크게 둔화된 수준이며,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이 장기간 감소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기업의 가동률이 하락하고 설비투자가 감소하는 것도 내수 경기 부진의 한 단면을 보여 줬다. 수출 대기업의 재고가 쌓여 가면서 재고 관리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고가 증가하면 이를 소진하려고 하기 때문에 시장에는 공급이 늘어나고 공급이 과잉되면 상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부정적인 연결 고리가 올해 하반기에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상반기에 하강 국면을 보였던 글로벌 경제와 한국 경제, 여름을 지나면서 저점을 다지며 하반기에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일단 경기 순환지표상으로는 지금이 저점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경기부양정책의 효과에 달려 있다. 추경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고 분배 일변도의 정책 집행이 계속된다면 경기 저점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정책이 모든 것을 책임질 수는 없겠지만 저점 지속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에 작은 기대를 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