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아웃’ 해놓고 매장서 먹는 얌체족 ‘골머리’

매장 이용방침 알려도 속수무책
업계측 "소비자에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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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아웃’ 해놓고 매장서 먹는 얌체족 ‘골머리’


일회용컵 과태료 걱정에 울상

"드시고 가실 건가요, 가지고 가시나요?" "금방 나갈 거니까 일회용 컵에 주세요" "매장 내에선 일회용 컵을 제공해 드릴 수 없는데, 일단 머그잔에 드렸다가 나가실 때 다시 일회용 컵에 드릴까요?" "그냥 일회용 컵 주세요"

커피 전문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직원과 고객의 실랑이다. 이런 실랑이가 조용히 끝나는 경우도 많지만 결국 '갑'인 고객의 뜻대로 일회용 컵을 내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부는 음료를 갖고 나가겠다며 일회용 컵에 음료를 받은 후 매장에서 마시고 나가기도 한다. 직원들은 과태료 걱정에 고객을 말려 보지만 '강경한' 고객을 만나면 그 또한 쉽지 않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가 또다시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매장 내 일회용 컵 금지' 규정 때문이다. 지난해엔 시행 첫 해였던 데다 시행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스 음료 매출이 감소하는 가을·겨울로 접어들며 자연스럽게 플라스틱 컵 사용이 감소했지만 올 여름엔 다시 '일회용 컵' 이슈가 대두될 것이란 우려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커피 전문점들은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 사용이 적발될 경우 해당 매장이 과태료를 물게 돼 있어 '과태료 폭탄' 사태가 벌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주요 커피 전문점들에서는 자체적으로 할인을 해 주는 식으로 다회용 컵 이용자에게 혜택을 주며 일회용 컵을 줄여 나가고 있지만,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 다시 일회용 컵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문 시 다회용 컵 이용을 제안하고, 매장 내에서 음료를 마실 때는 일회용 컵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지만 테이크아웃을 하겠다고 한 뒤 매장에서 마셔도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문제는 일회용 컵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아닌 매장에 부과되는 과태료다. 일회용 컵 사용 위반에 따른 과태료는 매장 규모와 위반 횟수에 따라 5만원에서 50만원으로, 3번 이상 적발되면 최대 200만원까지 부과될 수 있다. 대부분의 매장이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 번의 실수로 자신의 월급보다 많은 과태료를 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손님의 요구로 일회용 컵을 제공했을 때 정부가 과태료를 부과하는 대상이 매장이 아닌 소비자여야 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위반 행위의 주체와 처벌 대상이 엇갈렸다는 지적이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다회용 컵을 이용할 것을 권해도 일회용 컵을 요구하면 다른 손님들을 생각해서라도 안 드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일선 아르바이트생들의 스트레스가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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