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 IT·모바일 사장단 회의
사업지원 TF 기능 사실상 마비
이 부회장, 투자 전략 직접 관리
사상 최악의 대내외 불확실성
美中 무역전쟁·메모리價 하락
'삼바 사태' 겹쳐 위기론 확산
올 2분기 실적 예측 안갯속
증권가 전망치 크게 엇갈려
사업지원 TF 기능 사실상 마비
이 부회장, 투자 전략 직접 관리
사상 최악의 대내외 불확실성
美中 무역전쟁·메모리價 하락
'삼바 사태' 겹쳐 위기론 확산
올 2분기 실적 예측 안갯속
증권가 전망치 크게 엇갈려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또 한번 경영진들을 불러 '혁신'과 '투자'를 강조했다. 역대급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 속에서 이 부회장이 '미래 투자만이 살 길'이라며 직접 '중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올해 들어 부쩍 늘어난 이재용의 경영 메시지…"미래 투자·혁신" 키워드=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와 공개 메시지는 올해 들어 부쩍 늘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IT·모바일(IM) 부문 사장단들을 불러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사장단에게 "지난 50년간 지속적 혁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며 차질 없는 투자 집행을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4월 말 문재인 대통령을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에서 만났을 당시에는 "메모리에 이어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당부하신 대로 확실히 1등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작년 8월 180조원 규모의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방안, 올해 4월 113조 규모의 '반도체 비전 2030' 계획 등을 내놓으며 과감한 투자를 약속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사상 최악'…실적 전망도 엇갈려=이 같은 이 부회장의 경영행보와 메시지에는 흔들리는 조직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미래 성장동력 마련에 전력을 기울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이는 과거 1987년까지 극심한 적자에 시달렸음에도 투자를 지속해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을 만들어낸 이병철 창업주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철학을 잇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의 지금 상황은 증권가에서도 전망이 엇갈릴 만큼 심각한 불확실성에 처해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삼성전자 관련 투자보고서를 내놓은 10개 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가운데 최저치와 최고치는 각각 5조2980억원과 6조4660억원으로, 1조2000억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화웨이에 대한 압박이 삼성전자에 어떤 영향을 줄 지에 대한 예측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NH투자증권은 "미중 무역분쟁이 역설적으로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스마트폰과 5G 네트워크 장비 판매가 늘어나고,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혜택이 예상된다"고 삼성전자에 긍정적으로 예상했다.
반대로 현대차증권은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이 발생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반면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재고조정 효과가 즉각적으로 발생한다"면서 영업이익이 6조원에 한참 못 미칠 것이라고 정 반대 전망을 내놨다.
사업부문 별로 호재와 악재가 상존하지만,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가 삼성전자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업체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보다는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위축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책임 경영' 보폭 넓히는 이재용=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은 사상 최대였던 작년과 비교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6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3%나 하락했고, 연간으로도 28조2351억원으로 작년의 절반(-52.1%)에도 못 미친다.
이는 지난 2016년(29조2407억원)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최근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애초 예상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2015년(26조4134억원)보다 낮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계열사 간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던 '사업지원TF(테스크포스)'마저 주요 인사들의 검찰 소환조사 등으로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상황이다. 그러자 이 부회장 본인이 직접 나서 그 공백을 메운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사업지원 TF가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위기 상황을 맞아 이 부회장이 직접 하반기 경영전략은 물론 투자 등 미래성장 사업을 챙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일·김민주기자 comja7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