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반도체 다음 성장동력 ‘배터리’ 굳히기…하이닉스 이후 최대 M&A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SK그룹의 조 단위 인수·합병(M&A) 승부수가 배터리 사업에서 나왔다.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7년 만이다. 지난해 도시바메모리 지분 인수에 4조원을 투자한 적이 있었지만, 이는 M&A가 아닌 재무적 투자였다.

SKC는 13일 세계 전기자동차용 동박 시장 점유율 1위인 케이씨에프테크놀로지스(KCFT)를 1조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반도체 다음 성장동력으로 배터리를 키우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주회사나 배터리를 제조하는 SK이노베이션이 아닌 SKC가 이번 M&A의 주체로 참여한 이유는, 첨단소재·화학 업체의 장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해외 사업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전략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KC는 SK그룹 계열사들 가운데 가장 먼저 해외 합작 공장을 추진한 계열사다. SKC는 한·중 수교가 이뤄지기도 전인 1990년 중국에서 가장 먼저 개방된 지역인 푸젠성에 중국의 중견기업인 인데센그룹과 비디오테이프 합작 공장을 세우며 진출했다.

반대로 KCFT는 동박 세계시장 점유율 15% 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생산공장은 전라북도 정읍에 있다. 이번 인수로 KCFT의 기술력에 SKC의 해외 생산·영업 노하우를 합쳐 해외 시장을 더 빠르게 개척할 수 있다.

회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에 따른 수요를 고려해 오는 2022년까지 생산 능력을 현재의 3배 수준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주요 배터리 셀 제조업체들이 완성차 제조공장 근처에 현지 생산거점을 세우는 점을 고려하면, SKC 역시 SK이노베이션 등이 이미 부지를 마련해 놓은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 먼저 생산라인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SKC가 비디오테이프 등을 만들며 보유한 40여년에 이르는 필름 제조 노하우 역시 동박 경쟁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동박을 더 얇고 균일하게 만들수록 배터리의 성능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로 SKC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전기차 배터리용 소재를 앞세운 모빌리티 비중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지난 2016년 발표한 비전 '글로벌 스페셜티 마케터'를 기반으로 체질 개선 노력을 했고, 2017년부터는 모빌리티와 반도체, 친환경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KCFT의 경우 작년 기준으로 연 매출 3000억원 수준이지만, 오는 2023년에는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의 성장으로 동박 수요 역시 연 평균 30%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용 배터리의 위상도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배터리·소재·화학 등 신성장 사업 자산 비중을 현재 30% 수준에서 2025년 60%로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최태원 회장 역시 지난 3월 SK이노베이션의 서산 공장을 방문해 "배터리 사업으로 새로운 의미의 에너지 산업에서 글로벌 메이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배터리 사업 구성원들이 희망이고, 여러분들이 열심히 해 줘서 그 꿈이 이뤄지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