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상황서 역부족"… 증시 약보합세

오히려 투자심리 악영향 줄수도
불투명한 外人 복귀시점도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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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 상황서 역부족"… 증시 약보합세


이주열 금리인하 시사 증시반응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금리인하 깜빡이를 켰지만 국내 주식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하기만 하다. 한국 경제 여건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내민 금리인하 카드가 더 이상 증시 부양 수단이 될 수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이르면 올해 3분기부터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열 총재는 한은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반도체 경기 부진에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대내외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에 명확히 선을 그어온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약 3년 만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이 총재가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인정한 만큼, 시장은 금리인하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 발언은 그간의 톤과 비교할 때 경기에 대한 우려 수위를 높인 것"이라며 "이에 기존 4분기로 전망하던 올해 기준금리 시점을 3분기로 조정한다"고 말했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디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정책혼선은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3분기 국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금리인하는 유동성 증가로 이어져 주식시장에서 호재로 인식된다. 하지만 시장은 올해 한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금리인하=주가상승'이라는 기존 공식이 성립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금리인하는 오히려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총리 발언에도 이날 코스피는 약보합세에 머물렀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리서치센터장은 "그 동안 금리인하를 하지 않겠다던 한은이 갑자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며 "금리인하가 주가상승으로 이어진다고 해석하기에는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금리인하를 한다면 이는 경기하방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나온 후행적 금리인하"라고 평가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복귀 시점이 불투명한 점도 기대를 낮추는 요인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리밸런싱으로 인한 자금 유출이 등이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우리 경제 여건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높은 수출 의존도와 반도체 등 주력 수출 품목의 업황 둔화가 외국인 이탈의 요인으로 꼽힌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글로벌 교역 환경이 위축된 가운데 중국에 수출이 편중된 한국 경제는 타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사 178곳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8조5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7% 급감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금리인하론이 불거질 때마다 나오는 '수혜주 찾기'에도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미 이 총재의 발언 전부터 시중금리는 하락세를 이어왔고, 금리인하 기대감은 주가에 선반영돼 옥석 가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통상 금리인하 수혜주로는 증권, 부동산, 건설업종이 지목된다. 반면 은행과 보험업종 주가에는 부정적으로 평가된다.

구 센터장은 "한은이 금리인하를 하기 전부터 시중금리는 이미 내려와있다"며 "수혜주와 피해주를 가려내기보다 개별 종목의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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