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NH농협 서대문 본점 은행창구를 찾은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질문이다. 이 같은 질문에 농협 직원은 "농협은행에서 금리 인하가 가능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금리 인하 신청을 받으면 영업일 5일 이내에 유선이나 문자서비스로 결과를 통보해드리고 있다"며 금리인하요구권을 안내했다.
대출을 받은 사람이 취업이나 승진 등으로 신용상태가 개선되면 금융회사에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법적 권한을 갖게 됐다. 금융사는 고객에게 금리인하요구권을 고지할 의무도 생겼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의 금리인하요구권이 시행된다고 밝히고 NH농협 서대문 본점에서 금리인하 요구 활성화 관련 현장방문을 실시했다.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이 제도는 대출자가 취업·승진·재산증가·재무상태 개선 등 신용상태가 개선되면 금융회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것으로, 지난 2002년부터 은행 등에서 자율적으로 시행됐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고지되지 않아 적극적인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금융회사에 금리인하요구권의 안내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으로 은행법, 보험업법, 상호저축은행법,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했다. 관련 시행령과 감독규정 개정을 거쳐 이날부터 법률이 보장하는 소비자의 권리가 됐다.
금융당국의 추정에 따르면 인하요구권 행사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 건수는 17만1000건, 절감된 이자는 4700억원이다. 이 권리가 법제화됨에 따라 더 많은 대출자가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사는 이날부터 대출계약을 체결할 때 고객이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음을 알려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금융사 임직원이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금융사는 고객의 금리 인하 요구 신청 접수일부터 10영업일 내에 수용 여부와 사유를 신청자에게 전화나 서면, 문자메시지, 이메일, 팩스 등을 통해 안내해야 한다.
이날 금리인하요구권 관련 사례발표에 나선 송호근 카카오뱅크 여신팀장은 "올해 5월부터 신용등급 상승 등 금리인하 승인 가능성이 높은 고객 1만4000명을 선별해 먼저 고객에게 금리인하 신청을 권유했다"며 "2019년 1년간 약 33만건의 금리인하 신청요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부터는 안내를 정례화 할 계획이고 내년 1분기부터는 소득 증가 등 증빙서류가 필요한 경우 카카오뱅크가 전산을 통해 직접 확인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도 "향후 모바일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휴대전화를 통해 금리인하 신청 결과를 회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 부위원장은 "금리인하요구권은 금융사가 금융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금융소비자는 금리 인하라는 실질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12일 NH농협은행 서대문본점을 방문해 은행 창구에서 '금리인하요구권' 상담 시연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