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재벌 세습 민낯” 비난에도 경영복귀 강행한 배경은?

상속세, 진에어 경영 등 배경 놓고 논란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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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경영자', '책임경영 원칙 위반'.

'물컵 갑질' 이후 14개월 만에 전격 경영에 복귀한 고(故) 조양호 회장의 막내딸 조현민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사진)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그의 외국인 등기이사 재직으로 1년 넘게 당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진에어 노동조합은 물론, 이른바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행동주의 사모펀드이자,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까지 안팎에서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쏟아지는 비판이 불 보듯 뻔했던 상황에서 이를 감수하고 경영 복귀를 강행한 것은 사실상 한진가(家) 삼남매의 '불화설'이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국내 재벌 세습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에어 노조-KCGI, 연일 '반발' = KCGI는 12일 낸 보도자료에서 "한진그룹의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해 주주와 임직원 등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전력이 있는 조현민 전무가 자신이 일으킨 각종 문제에 대한 수습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룹에 복귀하는 것은 책임경영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진칼 이사들은 자신들이 회사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주주들에 의해 선임되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오로지 대주주 일가의 이익을 위해서 회사의 이익을 침해하는 구태를 재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앞서 전날인 11일 진에어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물컵 갑질 조현민은 지주사 한진칼의 경영복귀를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노조는 "2018년 4월 조현민의 물컵 갑질과 외국인으로 등기이사를 재직한 사실이 밝혀지며 면허취소의 위기를 겪었다"며 "직원이 뛰쳐나가 면허취소는 막아 냈으나 국토부 제재가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조현민 '깜짝' 경영 복귀…해석은 엇갈려 = 조현민 전무의 경영 복귀에 따른 비난은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 역시 이 같은 점을 충분히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를 알고도 경영복귀를 강행한 것을 두고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KCGI는 "이번에 조 전무가 한진칼 전무로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거액의 보수를 받아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진에어 노조는 회사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한 한진칼 전무로 복귀는 곧 진에어 경영과 직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측은 "진에어 지분의 60%를 보유한 1대 주주 한진칼 전무로 복귀는 곧 진에어를 사실적으로 지배하겠다는 뜻과 다름이 없다"며 "외국인 신분으로서 직접 경영의 길이 막히자, 우회적으로 진에어를 소유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아버지인 조양호 회장이 세상을 떠난 이후 한진가 삼남매가 겪는 경영권 분쟁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한쪽으로 지분을 몰아주는 방법이 시장에 강력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방법인데 그런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회사를 쪼개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진가 삼남매는)국내 재벌 세습의 민낯을 보여주는 사례"라도 덧붙였다.

◇반복하는 국내 재벌의 '형제의 난'…SK는 달랐다 = 한진가 삼남매의 불화설이 불거지면서 국내 재벌가에서 벌어진 '형제의 난'을 재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잡음 없이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한 SK그룹에 관심이 쏠린다.

SK를 창업한 고 최종건 회장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향년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창업주 최 회장은 임종 직전 동생 최종현 회장에게 자신의 3형제 아들 최윤원, 최신원, 최창원을 잘 돌봐달라고 했다.

2대 회장은 맡은 고 최종현 회장은 세 명의 조카를 친아들처럼 아끼며 돌봤다. 그는 형님의 유언을 평생 가슴에 간직하고 살았다고 한다. 이후 최종현 회장은 1998년 세상을 떠나며 현재 최태원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창업주 최종건 전 회장의 아들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이 불만을 품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SK가의 '맏형'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중재자로 나섰다. 그는 되레 다른 형제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며 최태원 회장에 경영권을 넘기도록 했다. 믿음에 답하듯 최태원 회장 취임 당시 재계 순위 5위였던 SK그룹은 이제 3위까지 올라섰고, 2위인 현대차를 바짝 쫓고 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조현민, “재벌 세습 민낯” 비난에도 경영복귀 강행한 배경은?
조현민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 <한진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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