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양매도 ETN, 횡보장에서 수익률 `高高`

8개 상품 수익 모두 플러스 전환…신상 출시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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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양매도 ETN(상장지수채권)이 되살아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힌채 횡보를 거듭하자 양매도 ETN 수익률이 오히려 물 만난 고기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이다. 전 상품이 손실을 냈던 연 초와 달리 이달 들어 모두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증권사들의 신규 상품 출시도 줄을 잇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8개 양매도 ETN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모두 1~2%대를 기록했다. 평균 수익률은 1.52%로, 같은 기간 12조원 넘게 담은 국내 주식형펀드가 평균 5.55% 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의 'TRUE 코스피 양매도 ATM ETN'이 2.93%로 가장 높은 성과를 냈고, 이 회사의 '코스피 양매도 3% OTM ETN'(2.14%)도 2%대 성과를 보였다.

하나금융투자의 '하나 코스피 변동성추세 추종 양매도 ETN'의 1개월 성과(1.35%)도 플러스로 회복했다. 최근까지 전 상품이 모두 1~2%대 손실을 기록한 것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양매도 ETN은 옵션만기일에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과 풋옵션(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을 동시에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콜·풋옵션 매수자가 매도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수익으로 매달 조금씩 쌓아가도록 설계돼 있다.

정해진 범위 내 지수가 형성되면 옵션 매도에 따라 수익을 내는 이 상품은 좁은 박스권에서 기적 같이 효과를 발휘하는 상품이다. 이른바 '가두리 장세'에서 성과를 내기 때문이다. 가두리 장세는 가두리 양식장에 물고기를 가둬놓고 키우듯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요즘 같은 시장을 말한다. 연초 상승장에서 양매도 ETN 수익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전문가들은 "연중 주가지수가 오를 것이란 가정 하에서는 수익 측면에서 매력이 떨어지겠으나 지금과 같이 지지부진한 주가흐름이 이어진다면 추가 수익률 호조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양매도 ETN이 시장에 첫 선을 보인건 지난 2017년이다. 당시 국내 증시가 일정 범위 안에서 횡보하는 흐름 속 우수한 수익을 내면서 공격적인 투자성향의 고객들 사이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증권가의 핫한 상품으로 떠오르며 인기몰이를 해왔다. 지난 한해 1조원 넘게 팔리며 자금블랙홀이 되기도 했으나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익률도 같이 고꾸라졌다. 상품을 출시한 증권사에 고객 항의가 이어졌고 불완전판매 논란까지 제기됐다.

상황이 이러자 신규 양매도 ETN 출시를 위해 상품설계를 다 끝낸 증권사들은 애가 탔다.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급등락 장세에 전 상품이 손실을 내자 울며 겨자먹기로 상품출시를 미룰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횡보장에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신한금융투자는 3%, 5% OTM 양매도 ETN과 양매도 ETN에 손실제한 옵션이 더해진 ETN 등 총 네 종목을 신규 발행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이번에 발행된 ETN 시리즈는 신한금융투자의 전략지수형 ETN 상품 확장차원에서 작년부터 상품설계를 진행해온 상품"이라며 "향후에도 투자자들을 위해 다양한 기초자산과 구조를 갖춘 상품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 5일 손실제한형 양매도 ETN을 거래소에 상장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의 양매도 ETN은 김연추 에쿼티파생본부장 합류 후 첫 상품인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모은다. 양 본부장은 양매도 ETN의 창시자격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애물단지’ 양매도 ETN, 횡보장에서 수익률 `高高`
국내 상장 양매도 ETN 최근 1개월 수익률. 한국거래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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