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상속 세제개편안
일문일답
정부가 가업상속 공제제도의 실효를 높이기 위해 11일 사후관리 기간을 단축하는 등 규제를 완화키로 했다. 하지만 대상 기업의 매출액 기준은 현행 '중견기업 3000억 원 미만'을 그대로 유지하고, 공제 한도도 500억원으로 변경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병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매출액 기준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다수의 의원입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어 국회 논의를 하겠지만 현재 정부 입장은 (매출액 기준을) 올리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음은 김 실장과 이호근 기재부 재산세제과장과의 일문일답.
- 적용 대상 매출액 기준을 3000억 원 미만에서 5000억 원으로 올리자는 주장 등이 여당에서 제기됐다. 앞으로 국회에서 바뀔 가능성은.
"홍남기 부총리가 수차례 밝혔듯이 공제 한도와 매출 기준 변경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 매출 기준을 3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올리면 대상 기업은 얼마나 늘어나는가.
"현재 4014개 전체 중견기업 중 3000억 원 미만은 3471개로 86.5%가 적용 대상이다. 기준을 5000억 원 미만으로 올리면 282개 기업이 새로운 대상이 된다. 하지만 몇 개 기업이 추가로 이용할지 알 수 없다. 최근 5년간 이용 실적을 보면 2017년 91건으로, 그 이전에는 연간 70여건 수준이었다."
- 이번 규제 완화가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상속세를 내는 비율은 (사망자의) 한 3% 정도 된다. 일반 개인, 중산층 이하는 상속세 부담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제도를 매출 기준 등에서 대폭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특혜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런 우려도 고려해 일정 부분 완화는 하지만 경영책임도 확대를 하는 안을 마련했다."
- 상속 후 업종 변경 허용범위를 중분류까지 허용하는 건 범위가 너무 넓은 것 아닌가.
"외국은 업종유지 의무가 없는 곳도 있다. 시대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국회에서는 예컨대 화학품 제조자가 의약품 제조업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하자는 안도 나왔다. 범위를 너무 좁게 하면 상속세 의무 때문에 업종 전환 때 제약이 되는 부분이 있다."
- 산업환경 변화를 고려해 대분류까지 풀자는 주장도 있다.
"중분류에서 중분류로 가는 논의는 당정에서 있을 수 있겠지만 완전히 대분류를 푸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공제제도의 취지는 상속 과정에서 세 부담으로 기업이 흔들리면서 기존 업종과 관련한 경영상 노하우나 고용 등이 불안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분류를 완전히 틀게 되면 제도의 애초 취지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모든 요건을 완화해 기업만 넘기면 된다는 건 취지에 맞지 않다."
- 탈세·회계부정 기업인의 가업상속공제 혜택 배제와 관련해 법으로 정할 정도로 유의미한 사례가 있나.
"특정한 사례가 있는 것은 아니고, 완화하니까 이런 것도 넣을 필요가 있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 기업을 처벌하는 게 아니라 개인이 처벌받는 경우 상속세를 추징하고 공제를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일문일답
정부가 가업상속 공제제도의 실효를 높이기 위해 11일 사후관리 기간을 단축하는 등 규제를 완화키로 했다. 하지만 대상 기업의 매출액 기준은 현행 '중견기업 3000억 원 미만'을 그대로 유지하고, 공제 한도도 500억원으로 변경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병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매출액 기준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다수의 의원입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어 국회 논의를 하겠지만 현재 정부 입장은 (매출액 기준을) 올리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음은 김 실장과 이호근 기재부 재산세제과장과의 일문일답.
- 적용 대상 매출액 기준을 3000억 원 미만에서 5000억 원으로 올리자는 주장 등이 여당에서 제기됐다. 앞으로 국회에서 바뀔 가능성은.
"홍남기 부총리가 수차례 밝혔듯이 공제 한도와 매출 기준 변경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 매출 기준을 3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올리면 대상 기업은 얼마나 늘어나는가.
"현재 4014개 전체 중견기업 중 3000억 원 미만은 3471개로 86.5%가 적용 대상이다. 기준을 5000억 원 미만으로 올리면 282개 기업이 새로운 대상이 된다. 하지만 몇 개 기업이 추가로 이용할지 알 수 없다. 최근 5년간 이용 실적을 보면 2017년 91건으로, 그 이전에는 연간 70여건 수준이었다."
- 이번 규제 완화가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상속세를 내는 비율은 (사망자의) 한 3% 정도 된다. 일반 개인, 중산층 이하는 상속세 부담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제도를 매출 기준 등에서 대폭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특혜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런 우려도 고려해 일정 부분 완화는 하지만 경영책임도 확대를 하는 안을 마련했다."
- 상속 후 업종 변경 허용범위를 중분류까지 허용하는 건 범위가 너무 넓은 것 아닌가.
"외국은 업종유지 의무가 없는 곳도 있다. 시대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국회에서는 예컨대 화학품 제조자가 의약품 제조업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하자는 안도 나왔다. 범위를 너무 좁게 하면 상속세 의무 때문에 업종 전환 때 제약이 되는 부분이 있다."
- 산업환경 변화를 고려해 대분류까지 풀자는 주장도 있다.
"중분류에서 중분류로 가는 논의는 당정에서 있을 수 있겠지만 완전히 대분류를 푸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공제제도의 취지는 상속 과정에서 세 부담으로 기업이 흔들리면서 기존 업종과 관련한 경영상 노하우나 고용 등이 불안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분류를 완전히 틀게 되면 제도의 애초 취지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모든 요건을 완화해 기업만 넘기면 된다는 건 취지에 맞지 않다."
- 탈세·회계부정 기업인의 가업상속공제 혜택 배제와 관련해 법으로 정할 정도로 유의미한 사례가 있나.
"특정한 사례가 있는 것은 아니고, 완화하니까 이런 것도 넣을 필요가 있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 기업을 처벌하는 게 아니라 개인이 처벌받는 경우 상속세를 추징하고 공제를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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