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32주년 기념식에 모두 불참했다. 기념관은 남영동 옛 치안본부 대공분실을 탈바꿈한 곳이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여야 5당 대표 모임인 '초월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6·10 민주항쟁 기념식 불참 이유를 "일정이 여의치 않다. 당을 대표해 조경태 최고위원이 참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황 대표가 6·10 민주항행 기념식 대신 선택한 일정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심재철 한국당 의원 주최로 열린 '문재인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 실태 토론회'와 백선엽 전 장군 예방 등이다.
황 대표는 또 초월회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로 국회 파행을 들었다. 황 대표는 "국회 정상화가 안 되고 있다. (파행의) 원인이 제거돼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한국당이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국가적 행사나 주요 국회 일정을 빼먹었다고 비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황 대표가 오지 않았다. 초월회에도 안왔다"면서 "혼자 나가서 거리투쟁 한다고 하는데, 거리투쟁 할 땐 하고 국회에 와서 예산과 법안 심의하도록, 의원들 발목 잡지 말고 일하는 국회 만들어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역시 "황 대표가 무슨 일로 참석 못한다고 했느냐"고 따져 물은 뒤 "초월회는 당 대표들이 모여 국정을 논의하고, 꼭 그 자리에서 해결이 안돼도 (노력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서 대화하고 타협하고 협의하는 계기를 만들자고 하는 건데, 국회를 이렇게 무시하고 배제하고 무슨 정치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역정을 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한국당은 '프로막말러' 정당에 더해 '프로불참러' 정당의 진면목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면서 "국회 근태로 보면 결석률이 너무 높아 출석 일수 부족으로 제적당해야 할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어 "황 대표의 6월 민주항쟁 기념식 불참은 '고문이 집행됐던 역사의 현실을 대면할 용기가 없던 것'인가 아니면, '공안검사 출신으로 대공분실의 존재를 인정하기 싫어서 그랬던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고 비꼬았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이정미 정의당 대표(왼쪽 첫번째)와 (왼쪽 세번째부터)정동영 평화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 여야 4당 대표들이 10일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32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묵념하고 있다. 이날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불참했다. 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가운데)과 여야 4당 대표들이 10일 국회 사랑재에서 초월회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불참했다. 왼쪽부터 정동영 평화당 대표, 이해찬 민주당 대표, 문 의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