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와 금융당국 간 '카드 수수료 가이드라인' 논의가 막바지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경우 조만간 정부 협의안 중간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말 적용된 금융당국의 수수료 개편안 여파로 올 1분기 카드사들은 실적 감소가 가시화 됐다. 이에 카드노조는 당초 지난달 말 총파업을 예고했지만, 최근 당국과 협상이 진척되면서 총파업을 유보한 상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노조의 이른바 '3대 요구안'을 금융당국이 일정 부분 수용하면서 현재 세부적인 조치사항 도출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카드노조가 요구해 온 핵심 요구사항은 △500억원 초과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하한선 마련 △레버리지(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한도) 배율 확대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기간 축소 즉각 시행 등 총 3가지다.
카드노조 관계자는 "(총파업을 유보한 것은)현재 금융위원회와 카드사 수수료 가이드라인을 논의 중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카드노조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로 구성된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를 말한다.
그간 카드수수료 문제는 카드사와 대형가맹점 간 파워게임으로 치닫는 양상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금융정의연대는 논평을 통해 "우월적 시장지배력을 가진 통신사들이 카드 자동납부 접수대행 제휴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그 피해가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카드노조는 "작년 11월 카드 수수료 개편 당시 금융당국은 중소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를 내리면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는 분명히 인상하겠다고 밝혔다"며 "카드 수수료 개편안으로 올해만 8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수수료 하한제 등 손실을 보전할 방법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7일 여신금융협회는 차기 협회장으로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내정했다. 김 전 사장은 오는 18일 협회 임시총회 의결을 거쳐 정식으로 제12대 상근 회장에 선임된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는 수수료 인하 후속 조치로 진행된 카드산업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 회의 결과에서 업계의 의견이 반영될 것인지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드노조 관계자는 "애초부터 (관 출신에 대해)반대를 했었지만 다만 선출이 됐기 때문에 케이스바이케이스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와 금융당국 양측은 현재 6배인 카드사 레버리지 비율을 완화하고 부가서비스 축소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내에선 관료 출신 신임 여신금융협회장 선임을 앞두고 당국을 상대로 협상력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감과, 당국의 꼭두각시 노릇을 할 것이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