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오후 북유럽 3국을 국빈방문하기 위해 핀란드로 향했다. 하지만 산적한 국내외 정치 현안을 뒤로한 채 출국하는 셈이어서 문 대통령의 고심은 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40분 경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했다. 공항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이 문 대통령 내외를 환송했다. 한국 대통령의 노르웨이·스웨덴 국빈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같은날 저녁 핀란드의 수도인 헬싱키에 도착한 뒤 10일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공동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후 노르웨이로 이동해 12일에는 오슬로 대학에서 열리는 오슬로 포럼에서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13일에는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와 정상회담·공동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다. 스웨덴에서는 15일 스테판 뢰벤 총리와 회담한 뒤 양해 각서를 체결한다.
하지만 북유럽으로 향하는 문 대통령의 마음은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갖가지 현안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국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출국 전 문희상 국회의장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조속한 국회정상화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에서 긴급하게 생각하는 추경안이 국회에서 심사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출국하려니 마음이 좋지 않다. 순방 전에 여야지도부를 만나려 했으나 그것도 안 됐으니 의장님께 부탁드린다"고 했다. 공항 환송행사에서도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에 국회가 열리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그간 협치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출국하기 전 여야 당대표가 모이는 영수회담을 성사시키고자 노력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대통령 순방 일정을 감안해 지난 7일 오후로 5당 대표 회동을 제안했지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반대해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강 수석은 지난 4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만나 황 대표를 제외한 4명의 회동도 제안했으나 손 대표가 회동 제안을 거부하고 이 사실을 공개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대북 식량지원, 아프리카돼지열병, 경제활력 대책 등 산적한 현안을 풀어야 하는 청와대로서는 매듭이 꼬여버린 셈이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서 독립운동가였다가 후에 월북해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한 '김원봉'을 언급한 부분을 두고 야당이 반발하는 등 청와대와 야당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순방에서 돌아온다해도 국회 정상화 전망이 밝지 않은 이유다. 이날 민경욱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출국에 대해 "대한민국 역사 정체성을 훼손하는 '역사 덧칠' 작업으로 파문만 일으키더니, 나 홀로 속편한 '현실 도피'에 나섰다"며 "국익을 대변하러 떠난 것인가, 대통령 개인의 가치와 이념을 대변하러 떠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외교문제도 미북 간 교착상태가 장기화돼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미북이 1차 6·12 싱가포르 회담을 한지 1년이 다돼가지만 비핵화 관련 후속합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북한은 미국은 물론 남한에도 날을 세우고 있다. 이날 북한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한미연합훈련이 아닌 한국의 민관군 단독훈련인 을지태극연습에도 "우리를 아예 주적으로 정해놓고 벌인 도발적인 군사연습"이라고 비난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미북간 대화에 물꼬를 트기 위해 북유럽 일정 중 노르웨이에서 '오슬로 선언'을 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독일 쾨르버 재단 초청연설에서 한 '베를린 선언'처럼 새로운 한반도 평화정책의 구상을 밝히면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려 하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제안했고, 같은해 말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40분 경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했다. 공항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이 문 대통령 내외를 환송했다. 한국 대통령의 노르웨이·스웨덴 국빈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같은날 저녁 핀란드의 수도인 헬싱키에 도착한 뒤 10일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공동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후 노르웨이로 이동해 12일에는 오슬로 대학에서 열리는 오슬로 포럼에서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13일에는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와 정상회담·공동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다. 스웨덴에서는 15일 스테판 뢰벤 총리와 회담한 뒤 양해 각서를 체결한다.
하지만 북유럽으로 향하는 문 대통령의 마음은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갖가지 현안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국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출국 전 문희상 국회의장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조속한 국회정상화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에서 긴급하게 생각하는 추경안이 국회에서 심사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출국하려니 마음이 좋지 않다. 순방 전에 여야지도부를 만나려 했으나 그것도 안 됐으니 의장님께 부탁드린다"고 했다. 공항 환송행사에서도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에 국회가 열리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그간 협치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출국하기 전 여야 당대표가 모이는 영수회담을 성사시키고자 노력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대통령 순방 일정을 감안해 지난 7일 오후로 5당 대표 회동을 제안했지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반대해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강 수석은 지난 4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만나 황 대표를 제외한 4명의 회동도 제안했으나 손 대표가 회동 제안을 거부하고 이 사실을 공개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대북 식량지원, 아프리카돼지열병, 경제활력 대책 등 산적한 현안을 풀어야 하는 청와대로서는 매듭이 꼬여버린 셈이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서 독립운동가였다가 후에 월북해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한 '김원봉'을 언급한 부분을 두고 야당이 반발하는 등 청와대와 야당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순방에서 돌아온다해도 국회 정상화 전망이 밝지 않은 이유다. 이날 민경욱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출국에 대해 "대한민국 역사 정체성을 훼손하는 '역사 덧칠' 작업으로 파문만 일으키더니, 나 홀로 속편한 '현실 도피'에 나섰다"며 "국익을 대변하러 떠난 것인가, 대통령 개인의 가치와 이념을 대변하러 떠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외교문제도 미북 간 교착상태가 장기화돼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미북이 1차 6·12 싱가포르 회담을 한지 1년이 다돼가지만 비핵화 관련 후속합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북한은 미국은 물론 남한에도 날을 세우고 있다. 이날 북한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한미연합훈련이 아닌 한국의 민관군 단독훈련인 을지태극연습에도 "우리를 아예 주적으로 정해놓고 벌인 도발적인 군사연습"이라고 비난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미북간 대화에 물꼬를 트기 위해 북유럽 일정 중 노르웨이에서 '오슬로 선언'을 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독일 쾨르버 재단 초청연설에서 한 '베를린 선언'처럼 새로운 한반도 평화정책의 구상을 밝히면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려 하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제안했고, 같은해 말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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