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0%라 안정? "경기 부진 부작용 심각"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전문가들이 본 '디플레'

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물고 있는 것을 두고 '물가안정'이라기 보다는 경기 부진의 '부작용'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준 디플레이션' 상태라는 진단도 나와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가 친기업·친시장 정책으로 기조를 바꿔야 경기가 건강하게 살아날 것이라는 조언이다.

4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5개월 째 0%대에 그친 것과 관련, 디플레이션 기미가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디플레이션 기미가 보인다"며 "물가 상승률이 안정되면 좋은 것으로도 볼 수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경기 부진으로 수요가 부족해 물가가 안정된 상황이어서 좋은 징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이런 식으로 계속 부진하면 마이너스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디플레이션 경제로도 치달을 수 있다"며 "디플레이션이 정착되면 임금이 떨어지고 수요 구매력이 줄어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현재 상황은 '준 디플레이션'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들어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준(準) 디플레이션의 원인 및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은 상황의 원인으로 수요부진을 꼽았다. 저물가가 수요 측 요인에 주로 기인하는 만큼, 소비와 투자 감소, 그리고 저물가와 경기 부진의 악순환으로 연결될 우려가 있다는 것. 특히 소비지출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30∼50대의 취업자 수와 실업률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해 소비 수요를 제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윤 교수도 "경제정책을 잘못하고 대외 환경도 좋지 않다보니 '내우외환'에 빠진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기업들의 투자를 못 끌어내는 바람에 경기가 부진하고 물가상승률도 이처럼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정부가 '칼을 거두어야 할 때'라는 의견을 냈다. 김 교수는 "현재 우리경제는 '대혼란'에 빠져있다"며 "시장이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에 따라서 움직이니까 한쪽에서는 디플레이션 걱정하고 한쪽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걱정하는, 한마디로 '경제 대혼란'의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1970년대 유럽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니까 정부가 마구잡이로 칼을 휘둘러 임금·물가를 통제해 이를 해소하려고 했는데, 정부가 통제하니까 걷잡을 수 없이 물가가 뛰고 대량 실업사태가 발생했다. 경제 불안정을 일으키다 보니 1980년대 이후엔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 정부는 실패사례를 따라가려고 하는 것 같다. 정부 만능주의·법 만능주의에 빠져있는데, 과도한 개입은 결국 정부가 통제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정책이 시장 친화적이고 시장을 존중해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