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적 외부인사 카드 제시로
정병국 혁신위 명분 약화의도
바른정당계 극심한 반발 불보듯
정병국 혁신위 명분 약화의도
바른정당계 극심한 반발 불보듯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 연합세력으로부터 퇴진압박을 받고 있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사진)가 외부인사 혁신위원장 후보군을 압축, 정면 돌파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중립적인 외부인사 카드를 제시하면서 지도부를 향한 공세의 명분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인재 풀이 마땅치 않은데다 연합세력의 반발도 불보듯 뻔 한만큼 당내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최근 외부 혁신위원장 후보군을 3배수까지 압축해 막판 설득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병국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전권을 부여해 당내 갈등을 해결하자는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의 제안을 거부하고 자체적인 인선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의 행보는 모두가 인정할만한 인사를 고른다는 가정 하에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가 주장하는 정병국 혁신위원회의 명분을 상당부분 약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바른정당 출신이면서도 비교적 유승민 의원과 가깝지 않다는 점에서 중도에 가까운 인물로 분류되지만, 바른미래당 내홍 격화의 시발점이었던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는 바른정당계와 행동을 함께 했다. 당권파가 정병국 혁신위원회의 중립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유다. 계파에서 자유로운 원외 혁신위원장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손 대표의 의도대로 풀릴지는 분명하지 않다. 손 대표의 외부인사 혁신위원장 계획은 그 자체로 '바른정당계와 안철수 계의 제안을 받지 않겠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바른정당계의 극심한 반발이 불보듯 예상되는 상황이다.
또 손 대표가 가지고 있는 인재 영입의 풀이 넓지 않은데다, 당이 둘로 갈라져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강력한 혁신위원장이 나오기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자칫 들러리만 서게 될 가능성이 큰 혁신위원장 직을 외부인사가 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손 대표가 점 찍어둔 한 인사의 경우도 본인이 거듭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한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손 대표가 제안할 혁신위원장에 대해 "문병호 최고위원 등을 통해 이미 언급된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 대학교 교수, 김형준 명지대학교 인문교양학부 교수 등의 인사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당의 내홍은 오는 4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혁신위 구성외에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문제를 두고 양 측이 부딪칠 가능성도 있다. 하 최고위원이 당직 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을 경우, 4:5로 손 대표에 불리하던 최고위원회 내 구도가 4:4로 변하면서 손 대표에 유리해지게 된다. 바른미래당 당헌 제 32조 2항에는 최고위원회 안건을 놓고 가부동수가 될 경우 당 대표가 결정권을 가진다고 돼 있다.
임재섭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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