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편지로 무사귀환 염원
韓 구조팀 선내수색 대기중
韓 구조팀 선내수색 대기중
![[헝가리 유람선 참사] 줄잇는 추모발길… 다리엔 弔旗](http://contents.dt.co.kr/images/201906/2019060302100251002001[1].jpg "[헝가리 유람선 참사] 줄잇는 추모발길… 다리엔 弔旗")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나흘째인 1일(현지시간)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시민들이 실종자 수색의 진전을 염원하며 추모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얼른 따뜻한 우리 품속으로 와요. 무사히만 돌아와 주세요.", "언니한테 늘 받기만 하고, 아무것도 못 돌려줘서 미안해요."
허블레아니호 침몰 나흘째인 1일(현지시간) 사고가 발생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는 유람선 참사 실종자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염원하면서 한국인 지인들이 쓴 간절한 문구의 편지지들이 놓여 있었다. 또 "한국 어르신들께. 포기하지 말고 올라와 주세요. 우리가 고통을 통째로 삼키며 기다리겠습니다"라는 실종자 수색 성과에 대한 간절한 바람이 담긴 편지도 놓여 있었다. 엉성하긴 하지만 크레파스로 손수 그린 태극기 그림도 함께였다.
유람선 참사가 벌어진 사고 현장에는 주말에도 구조 작업의 진전과 희생자를 애도하는 우리 교포와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민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현장 주변에는 희생자를 애도하고 실종자 수색의 진전을 기원하는 꽃과 촛불, 편지들이 계속 놓였다.
추모에 동참하는 시민이 많아지면서 조화와 촛불 등이 놓인 장소도 머르기트 다리 아래와 위를 넘어서 사고지점 인근 강둑을 따라 길게 퍼져나가는 모습이다.
꺼진 양초들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던 존 크레카치(41) 씨는 "작은 선박 하나를 몰고 있는데, 사고현장은 다뉴브강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던 장소였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라며 "한국에서 몇 년 전 배가 침몰해 학생들이 많이 숨졌다고 들었는데 더욱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다리 위에서 조깅을 하던 시민들은 난간에 놓인 꽃을 보고는 그대로 멈춰서 한동안 멍하니 조화와 강물을 바라보기도 했다. 부다페스트시에서는 전날 오전부터 머르기트 다리 위 가로등에 추모의 의미로 검은 깃발을 내걸었다.
헝가리 물 관리 당국은 유람선 침몰 사고가 벌어진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수위가 수일 내 급격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난항을 겪고 있는 선체 인양과 실종자 수색에도 진척이 있을지 주목된다.
헝가리 물 관리 당국은 1일(현지시간) 다뉴브강의 수위가 곧 정점인 5.9ｍ에 달한 뒤 다음 주 중반까지 약 4ｍ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당국은 또 앞으로 6일 동안은 수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비 소식도 없다고 전했다. 현재까지는 강의 높은 수위와 빠른 유속, 탁한 시계 때문에 잠수부가 침몰한 배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고, 헝가리 군용선박이 사고현장에 정박해 침몰 유람선의 사전 인양작업을 돕는 상황이다.
앞서 현지에 도착한 우리측 신속대응팀은 이날 수중 드론을 침몰한 선체의 선내 수색을 위해 투입하려고 했지만, 사고 지점 물살이 거세 실패했다.
대응팀은 강물의 수위가 내려갈 가능성이 큰 오는 3일 아침까지는 일단 잠수요원을 투입하지 않고 이후 헝가리 측과 협의한 뒤 선내 수색을 시도할 계획이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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