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관광객 33명 태운 헝가리 유람선 추돌후 침몰
26명 사망·실종… 정부 신속대응팀 현지에 급파
26명 사망·실종… 정부 신속대응팀 현지에 급파
30일(현지시간) 헝가리군이 전날밤 유람선이 침몰한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사고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이날 경찰당국은 브리핑에서 사고 발생 시간이 밤 9시 5분이었고 첫 사고 발생 접수가 이뤄진 시간은 10분 뒤였다고 밝혔다. 로이터 연합뉴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들 33명(현지 안내인 포함)과 승무원 2명이 탑승한 유람선이 침몰해 한국인 7명이 숨지고 21명(한국인 19명)이 실종됐다. 정부는 현지에 심해수색 전문가를 파견하는 등 아직 찾지 못한 탑승객 구조에 방점을 두고 신속 대응에 나섰다.
로이터통신과 헝가리 현지 언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밤 9시쯤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을 운항하던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 유람선이 헝가리 의회와 세체니 다리 사이에서 다른 유람선과 추돌한 뒤 침몰했다. 침몰한 유람선에는 여행객 30명, 서울에서 동행한 인솔자 1명 및 현지 가이드 2명 등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승무원 2명 등 모두 35명이 타고 있었다고 한국 외교부와 헝가리 국영 M1 방송이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긴급대책회의를 청와대에서 소집, "실종자에 대한 구조·수색 작업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가용한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서 헝가리 당국과 협력해 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해군·소방청·해경 등 긴급구조대가 최단시간 내에 현지에 도착하도록 가용한 방법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외교부와 소방청을 주축으로 신속대응팀을 꾸렸으며, 이 중 일부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부다페스트로 급파됐다. 나머지 신속대응팀은 항공편을 구하는 대로 출국해 현지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신속대응팀은 외교부 직원 6명과 소방청 직원 13명 등 총 19명으로 구성됐으며 향후 인력이 추가될 수 있다. 특히 소방청에서는 구조작업을 펼칠 심해잠수사를 최소 9명 파견할 계획이고, 국방부 역시 심해수색 전문가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지 피해자들의 구명조끼 착용 여부에 대한 질문에 "현지 공관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구명조끼 착용은 안 했다"며 "관행이 이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고 원인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는지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현장에는 소방선과 응급차 등 수십 대가 출동해 구조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폭우로 물살이 빨라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뉴브강의 수온은 10∼12도에 불과하다고 구조대원들이 전했다. 사고가 난 이들은 국내 여행사 '참좋은여행' 패키지 투어를 하던 한국인 관광객들로 확인됐다.
여행사 측은 자사 인솔자를 포함해 모두 31명이 탑승했으며 관광객들은 6세 여아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이 사고로 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3명이 사망하고 16명이 실종됐다는 사고 직후 발표에서 사망자가 늘었다. 한국 외교부는 한국인 33명 중 7명이 사망하고 7명이 구조됐으며, 실종자 19명에 대한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구조된 승객들과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 3곳에 나뉘어 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된 탑승객 중 한 명은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가 현재는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M1 방송은 90여 명의 구조대원들이 헝가리쪽 다뉴브강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기자 션 워커는 트위터에 구조대원들의 사진을 올리고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오늘 밤 배가 가라앉았다. 궂은 날씨다"라며 "구조와 수색이 진행 중이다. 일부 탑승자는 급류 때문에 몇 마일 하류에서 발견됐다"고 적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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