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란 듯… MS윈도 퇴출시키고 데이터 유출 막은 中

국방분야 안보위협 방지 차원
리눅스 대체할 독자 OS 개발 추진
美기업 대상 데이터 반출 규제
구글·MS·아마존 등 타격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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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란 듯… MS윈도 퇴출시키고 데이터 유출 막은 中
연합뉴스


기싸움으로 번진 기술냉전

중국 화웨이 퇴출 압박으로 격화되고 있는 미·중 기술냉전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특히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전방위적인 공세에 맞서, 이번에는 중국 정부가 MS(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사용을 중단하고, 독자 OS(운영체제) 개발에 착수키로 하는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특히 중국 정부는 자국 인터넷 이용자의 데이터 국외 반출을 금지하는 규정을 도입키로 하는 등 공세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앞서 화웨이는 미 정부 제재가 미국 헌법에 위배 된다며 미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29일 영국 IT 전문매체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국방 분야에서 MS 윈도 사용을 중단키로 하고, 이를 대체할 독자 OS 개발을 시작했다. 미국이 해킹을 우려해 화웨이 통신장비를 퇴출시킨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미국과의 갈등관계가 심화되는 가운데 국가 방위의 최일선인 국방 분야에서 미국산 SW를 계속 쓸 경우,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미국산 SW 퇴출을 선언한 것이다. 중국 정부측은 윈도를 대체하는 OS는 강력한 보안기능을 갖춰야 하는 만큼, 리눅스가 아닌 독자 OS 개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미 스노든 파문 등을 통해 미국 정부의 보안 관련 기밀이 외부에 공개되면서 미국 정부가 유사시 윈도나 맥, 리눅스 OS 상에서 작동하는 스마트TV 등에서 리눅스 서버, 통신장비 까지 해킹하는 강력한 툴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세상에 공개된 바 있다. 미 정부가 사실상 거의 모든 기기를 해킹할 수 있음을 파악한 중국 정부는 공개 플랫폼인 리눅스도 후보에서 제외한 채 외부의 어떤 공격에도 뚫기 힘든 독자 OS 개발계획을 세웠다.또한 OS 개발·설치·운영을 담당하는 조직인 '인터넷보안정보리더십그룹'도 신설했다. 이 조직은 다른 중국 국방·정보기구들과 독립적으로 움직이면서 중국 공산당의 최고 정책심의기구인 중앙위원회가 직접 관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사이버전 임무를 담당하는 사이버사령부도 다른 군사·정보기구들과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중국 내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산업제어시스템의 70%에 탑재된 PLC(프로그래머블로직컨트롤러)도 보안에 취약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험요인 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PLC가 사이버공격에 노출되면 산업현장이 마비될 수 있다는 것이다.보안 전문가들은 PLC를 해킹하거나 무기화하는 게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국방·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네트워크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국가안보를 이유로 국내 인터넷 이용자에 대한 데이터를 국외로 보내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도 도입키로 했다.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이같은 내용의 인터넷 데이터 저장에 관한 규정 초안을 28일 공개했다. 데이터 해외이전 차단은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 속에 나온 조치로, 구글, MS, 아마존과 같은 많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을 공략하는데 큰 장애물이 될 전망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특히 기업들은 중국 내 인터넷 트래픽을 해외로 보내서는 안 된다. 또 정부 기관이 국가안보나 사회 관리, 경제적 규제와 다른 목적으로 데이터를 요청하면 제공해야 한다. 규정 위반 시 사업 허가를 취소하거나 형사 책임까지 물릴 수 있도록 했다.인터넷정보판공실은 지난주 중요 정보 인프라 관련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면 사이버보안 심사를 받도록 하는 조치도 내놨다.



한편 미 정부의 제재로 최대 위기를 맞은 화웨이는 제재가 미국 헌법에 어긋나는 조치라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화웨이는 성명에서 "이번 금지령은 전형적으로 공적인 권리를 박탈하는 법안으로서 화웨이가 유죄라고 직접 판단하면서 정당한 절차를 위반하고 있다"며 "화웨이를 대상으로 한 대량의 조치는 화웨이를 미국 시장에서 쫓아내기 위한 것으로서 이는 재판을 대신하는 폭정"이라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무역협상 결렬 배경에 중국 인터넷을 완전히 개방하라는 미국의 요구가 있었고 중국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29일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류허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관련 협상을 진행했으나 무산됐다는 것. 이후 이달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계획을 공표했다.

중국 한 소식통은 "미국 측은 협상 막판 끊임없이 새로운 요구를 추가하고 요구사항을 계속 바꿨다"며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어서 받아들일 수 없었는데 미국 측은 우리가 약속을 철회했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은 양측이 당초 130페이지의 합의문을 만들었지만, 중국 측이 상당 부분을 뺀 103페이지로 줄이면서 무역협상이 결렬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등 외국 인터넷 사이트를 자국 내에서 차단하고 있다. 외국 클라우드 기업이 저장한 중국 기업의 데이터를 외국으로 반출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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